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은 카카오페이의 '넥스트 스텝'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곧 출시를 앞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포털로의 도약을 노리는 카카오페이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높여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동학개미'들이 겪은 증권사 MTS의 오류는 수백여건에 이른다.
대중성·디테일 다 잡은 카카오표 MTS 뜬다
카카오페이는 8일 2021년도 4분기 실적발표와 동시에 "카카오페이증권이 사전 예약자 대상으로 순차 공개하고 있는 주식 베타(실험) 서비스를 다음주부터 전체 사용자 대상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주식,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증권(ETF∙ETN) 투자가 가능한 MTS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전 예약자들에게는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 1월 중순부터 신청 순서에 따라 주식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주식 서비스는 현재 제공 중인 펀드 서비스와 같이 별도 앱 없이 카카오페이 플랫폼에 탑재된다. 초기에는 카카오페이앱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카카오톡에는 주식 주문 내역 확인, 알림 서비스 등과 같은 가벼운 기능을 넣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7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 증권계좌 개설 가입자는 전년동기대비 131% 증가한 500만명 돌파했다. 국내 경제활동 인구 5명 중 1명이 카카오페이 계좌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페이의 MTS는 '동학개미'를 비롯해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사용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매매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주식 투자 경험이 많은 사용자도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풍부한 차트와 종목 검색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MTS에는 해외 주식의 소수점 거래도 적용될 전망이다.
"게 섯거라 키움증권" 인터넷증권 시대 '활짝'
앞서 지난해 상반기 MTS를 출시한 토스는 증권서비스 결합 후 월간순이용자를 1400만명대로 끌어올리며 동학개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반면 이 기간 국내 주요 증권사 MTS는 주식열풍 속에도 웃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업계 1위 키움증권 영웅문 MTS의 월간순이용자는 300만명으로 불과 석달새 10% 가량 이용자가 빠져나갔다.
현재 국내 증권사 MTS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인 지난달 27일 일부 증권사의 MTS에선 장 초반부터 30~40분 가량 접속지연 등 문제가 발생했다. 접속이 되더라도 로그인을 할 수 없거나 계좌 내 보유종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사실상 국내 주요 증권사 다수가 하루를 멀다하고 이같은 장애를 안고 있다.
이로인해 투자업계에선 오히려 서버장애에 이골이 난 인터넷 기업들이 내놓는 주식 거래서비스를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은행 출현으로 기존 은행사들이 소비자금융(B2C) 영업력을 상당수 빼앗긴 전례도 있다. 이에 인터넷 기업들이 주식 거래 서비스를 선보이면 시장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HTS, MTS 시스템과 서버 상 문제가 발생해 기존 증권사들이 투자자 신뢰를 많이 잃은 상황"이라며 "이미 인터넷 뱅킹을 통해 손 쉬운 사용자 환경을 경험한 탓에 시장의 파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의 MTS는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을 한 곳에서 매매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와 미국에 상장된 ETF∙ETN에도 투자 가능하다. '간편주문', '자동주문', '자동환전' 등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용자인터페이스·경험(UI·UX)과 국가별 주요 지수, 전문적인 캔들 차트, 호가창과 같이 주식 경험이 많은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들도 풍부하게 담은 점이 특징이다. 주식 서비스는 3월 중에 해외 주식 소수점 매매 기능을 탑재한 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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