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만 7년, 모바일 시대에 PC 선택한 '뚝심'
#갓겜, 응원광고...트럭 시위와 비교되는 '소통'
#'K콘텐츠'가 걷어낸 색안경, K게임 날아라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가 글로벌 게이머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출시 이후 매일 100만명 넘는 이용자들이 로스트아크를 즐기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이후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1위를 차지한 국내 게임은 '로스트아크'가 유일합니다.
스마일게이트는 총싸움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게임사입니다. 크로스파이어가 국내 시장에서는 부진했지만, 텐센트를 통해 진행한 중국 서비스가 소위 '대박'이 났습니다. 크로스파이어 이후 대형 MMORPG 제작에 뛰어들었는데요. 그 게임이 바로 '로스트아크'입니다.
로스트아크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8년 11월에 출시됐고, 출시 후 동시 접속자 수 35만명을 돌파하며 성공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열린 게임대상에서 대상 포함 6관왕을 쓸어담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MMORPG로 우뚝 섰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스팀을 통해 출시된 글로벌 시장 데뷔전을 치렀고 성공이라는 단어만으로 표현하기 아쉬운 그야말로 '초대박'을 일궈냈습니다. 업계에서는 로스트아크의 성공 비결로 '뚝심'과 '소통', 그리고 'K콘텐츠'를 꼽고 있습니다.
개발기간 7년, 모바일 시대에 선보인 PC 온라인게임 선보인 '뚝심'
로스트아크를 설명하는 첫번째 단어는 '뚝심'입니다. 로스트아크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겠죠. 2018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하기까지 무려 7년이라는 개발기간이 투입됐습니다.
2019년 게임대상을 수상한 지원길 스마일게이트RPG 대표는 "7년의 개발 기간 동안 불확실성이 많아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로스트아크의 가능성을 믿고 지원해준 권혁빈 의장과 회사 구성원들 덕분에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7년의 시간동안 수백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하면서 로스트아크를 세상에 꺼내놓은 스마일게이트. 사실 스마일게이트가 투입한 7년의 시간 동안 게임 시장은 많이 변했습니다. PC 온라인게임 중심에서 모바일게임으로 트렌드가 완전히 전환됐죠.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를 출시할때만해도 요즘 PC 온라인게임이 되겠느냐는 말들도 많았습니다.
모두가 모바일게임을 내놓을때 7년 넘게 개발한 PC 온라인게임을 내놓은 스마일게이트. 그 '뚝심'이 지금의 로스트아크 대성공의 첫번째 비결입니다.
'빛강선' '갓겜' '응원광고'...'소통'은 스마일게이트처럼
두번째 단어는 '소통'입니다. 국내 모든 게임업체 가운데 어쩌면 이용자와 가장 소통을 잘하는 게임회사가 스마일게이트일지도 모릅니다. 로스트아크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소통'입니다.
사실 로스트아크는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용자 이탈도 상당했습니다. 그런 로스트아크를 되살린 것은 '운영과 소통'입니다. 개발진들이 이용자들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이용자들의 의견을 듣고 게임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자 떠났던 이용자들이 돌아왔습니다.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은 게임을 총괄하는 금강선 디렉터를 '빛강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은 로스트아크를 '갓겜'이라 부르며 성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지난해 게임업계를 강타한 '트럭 시위'는 로스트아크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는 비단 로스트아크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스마일게이트의 또다른 모바일게임 '에픽세븐'도 종종 매출 순위 역주행을 보여주곤 합니다. 이 역주행의 비결 역시 '소통'에 있습니다. 최근 로스트아크 게이머들은 모금을 통해 스마일게이트가 위치한 판교역에 지지 광고를 냈습니다. 트럭 시위를 겪은 게임들이 저 광고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K콘텐츠 열풍이 K게임에 미친 영향은?
로스트아크 흥행을 바라보는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K콘텐츠'입니다.
사실 그동안 한국 게임들은 서구권에서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서구권에서는 특히 국내 게임들의 여성 캐릭터에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곤 했죠. 여성 캐릭터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표현됐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해외 진출을 위해 서구권이 선호하는 모습으로 캐릭터를 바꾸는 경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런데 로스트아크는 그런 변화 없이도 글로벌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서구권 게이머들의 시각이 많이 변했다는 방증입니다. 그리고 그 시각이 바뀐 것은 최근 몇년간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K콘텐츠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을 시작으로 전세계를 강타한 K팝, 그리고 '기생충'과 '미나리'에 이어 '오징어게임', '지옥', '지금 우리학교는'과 같은 K무비-K드라마들을 보게 된 해외 이용자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을, 한국 게임을 바라보는 색안경을 벗게 됐을 것입니다.
뚝심과 소통으로 일궈낸 로스트아크의 성공은 국내 다른 게임사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겁니다. 그리고 K콘텐츠로 한국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는 지금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일지도 모릅니다. K팝, K무비, K드라마에서 시작된 K열풍이 로스트아크를 시작으로 K게임에도 불어닥치길 바라봅니다. 그러면 그 K열풍은 게임을 넘어 또 다른 제품으로, 또다른 분야로 확산될 것입니다. 그게 콘텐츠에 주목하고 콘텐츠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아닐까요?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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