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경비 '0원' 생생한 현장 분위기 그대로 전달
현지 관람객과 실시간 소통도 가능
SKT "다양한 행사에 메타버스 투어 적극 도입"

3일 본지 김경영 기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2' 현장에서 원격 로봇으로 접속해 도슨트와 메타버스 투어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영 기자
3일 본지 김경영 기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2' 현장에서 원격 로봇으로 접속해 도슨트와 메타버스 투어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영 기자

한국 시각 3일 오후 6시 30분, 기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바르셀로나는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10시간 넘게 날아가야하는 곳이다. 시차도 8시간이나 난다. 하지만 이날 기자는 인터넷주소(URL) 클릭 한번만에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제3홀에 마련된 SK텔레콤 전시장에 도착했다.  

이날 여행은 SK텔레콤이 기획한 '원격로봇 메타버스 투어'로 진행됐다. 노트북 하나로 서울에서 약 9600Km 이상 떨어진 바르셀로나 MWC 현장에 갈 수 있는 세상이 왔다. 놀랍게도 기자가 들인 비용은 총 '0원'이다. 


"코로나19 비켜!" 방구석에서 스페인 MWC까지 5초면 충분 

서울에 있는 집에서 MWC SK텔레콤 전시관까지 연결되는데 걸린 시간은 약 5초 남짓이다. 원격로봇 메타버스 투어는 MWC 행사장 내 준비된 원격 로봇에 먼저 접속해야 한다. '연결됨'이라는 문구가 뜨자, MWC 현장에 있는 SK텔레콤 관계자가 "안녕하세요, 기자님. MWC 전시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며 실시간 인사를 건넸다. 

가상현실(VR)기기를 쓰고 증강현실(AR)로 구현된 케이팝 스타 '제이미'의 미니 콘서트를 즐기는 한 관람객. /사진=SK텔레콤 제공
가상현실(VR)기기를 쓰고 증강현실(AR)로 구현된 케이팝 스타 '제이미'의 미니 콘서트를 즐기는 한 관람객. /사진=SK텔레콤 제공

관람은 기자가 직접 앞-뒤-좌-우 구성된 키보드를 조작해 로봇을 조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치 게임의 한 장면처럼 노트북 방향키를 이리저리 누르니, 로봇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면 위쪽에 있는 '파킹(P)' 버튼을 누르니 로봇이 그 자리에 고정됐다.

가장 먼저 살펴본 전시는 '이프랜드'였다. 이프랜드 체험존에서는 이프랜드를 관람객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게 스마트폰이 배치돼 있었다. 방향키를 오른쪽으로 돌리니 가상현실(VR)기기를 쓰고 증강현실(AR)로 구현된 케이팝 스타 '제이미'의 미니 콘서트를 즐기는 한 관람객의 모습이 보였다. 

특히 이곳에서는 '4D 메타버스'를 체험하기 위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한 사람들이 대형 로봇팔처럼 생긴 커다란 기계에 앉아 SK텔레콤이 만들어갈 가상 미래 세계(메타 플래닛)을 체험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원격로봇 메타버스 투어 도슨트를 맡은 SK텔레콤 관계자는 "약 30분 이상 대기 소요 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4D 메타버스를 직접 탑승해보기 위해 체험존을 찾는 관람객들이 많고, 외신 방송에서도 50여개 이상 취재해갔다. MWC 공식 페이스북에서도 반드시 체험해야할 곳으로 소개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이프랜드 전시관.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이프랜드 전시관. /사진=SK텔레콤 제공

이밖에도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반도체 '사피온' 부스와 AI스피커 '누구' 등을 실감나게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도슨트의 설명이 끝난 뒤에는 원격 로봇을 이용해 직접 방향키를 움직이며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 관심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전시 부스까지 자유자재로 둘러볼 수 있었다. 외국인 관람객들은 원격으로 화면에 비친 기자에게 손을 흔들거나, 말을 걸기도 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SKT "국내외 행사에 원격로봇 투어 활용할 것"

약 40분간 진행된 메타버스 투어의 첫 인상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안내해주는 도슨트에게 바로 음성으로 질문을 던질 수 있어 실제 옆에서 설명을 듣는 것 같은 착시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이밖에도 MWC를 직접 찾은 관람객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일부 전시관에서는 현지 통신망의 문제로 연결이 끊길 때도 있었지만, 전시를 관람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로봇은 앞에 사람이나 장애물이 있으면 알아서 피해 갔다. 로봇에 탑재된 스크린과 마이크, 스피커를 통해 현장의 생생함을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 투어에 활용된 로봇 '더블3'으로 MWC에 참여한 본지 김경영 기자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김경영 기자
메타버스 투어에 활용된 로봇 '더블3'으로 MWC에 참여한 본지 김경영 기자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김경영 기자

한편, 이번 메타버스 투어에 활용된 로봇은 '더블3'이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로봇스타트업 '더블로보틱스'사의 제품으로, 로봇은 휠(바퀴)과 10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크기는 약 1m20cm며, 상황에 따라 1m50cm까지 늘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점에 이른 상황에서 MWC를 직접 참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현장에 온 것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국내외 행사에 원격로봇을 활용한 투어를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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