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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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리셀(재판매) 플랫폼 크림이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크림은 말레이시아 업체 '쉐이크 핸즈(Shake Hands Sdn Bhd)'에 약 22억원을 투자해 지분 22.47%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곳은 말레이시아 1위 리셀 플랫폼 스니커라(sneakerlah) 운영사다. 스니커즈, 스트릿웨이 등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취급하고, 관련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다. 쉽게 말해, 한국의 크림과 나이키매니아를 더한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투자는 크림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다. 크림의 목표는 각각의 해외 리셀플랫폼을 하나로 묶어 상품을 통합 거래할 수 있는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이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 권역을 관통하는 커머스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 

사업 확장의 토대는 이미 만들어졌다. 크림은 올해 초 싱가포르 가전제품 중고 거래 플랫폼 '리벨로'를 운영하는 '키스타 테크놀로지'에 36억원을 투자했다. 리벨로는 가전 리퍼 제품을 중개하는 개인간 거래(C2C) 플랫폼으로, 현재 호주와 싱가포르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선두 사업자다.

지난해는 태국 '사솜 컴퍼니'의 지분 20.10%를 취득했다. 이어 두달 뒤, 일본 리셀 사업자 '소다'에 356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약 15% 확보했다. 소다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경쟁업체 '모노카부'를 인수, 업계 독보적인 1위 자리에 올라섰다. 

특히 소다를 통해서 크림은 중국,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등 지역에 간접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소다는 중국 리셀 업체 나이스(nice)와 제휴를 맺는 등 사업을 확장해왔다. 또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홍콩 등 지역에서는 운영하고 있는 리셀 서비스 앱(애플리케이션) 스니커덩크의 서비스 론칭도 준비 중이다. 소다는 이미 현지 테스트에 돌입한 상황이다.

사업 확장의 '실탄' 또한 속속 마련해가고 있다. 크림은 이날 모회사 스노우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자금 차입을 공시했다. 202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크림은 스노우로부터 꾸준히 자금을 차입해왔다. 차입한 금액의 총계는 870억원에 달한다.

타 사업자와의 추가 제휴 및 지분투자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난해 크림은 일본 소재의 사모투자펀드(PEF)인 'SVA소다사모투자합자회사' 지분 98%를 확보하며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이는 네이버와 스노우가 지닌 지분을 크림으로 이전하면서 이뤄진 것. SVA소다사모투자합자회사는 프로젝트 투자 목적으로 2020년 조성한 PEF로, 자본 799억원, 당기순이익 576원에 달한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SVA소다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지난해 1월 일본 소다에 지분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투자 업계에서는 '차세대 유니콘'으로 크림을 점찍고 있다. 현재 크림의 기업가치는 4000억~500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크림 투자사가 리셀 시장의 팽창 가능성을 보고 크림의 사업확장에 주력하는 중"이라며 "이르면 2~3년내에 크림이 새로운 유니콘으로 거듭나 라인을 잇는 네이버의 또다른 글로벌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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