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Z세대(MZ) 인기를 바탕으로 연일 덩치를 불리고 있는 네이버 '크림'이 글로벌 진출 폭을 더욱 넓힌다. 해외 리셀 사업자에 연이은 지분 투자를 단행,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크림은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사업자 키스타 테크놀로지 PTE. 주식회사(Quista Technology Pte. Ltd.) 주식 38만4063주를 35억7540만원에 취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현금 취득 방식으로 자기자본대비 97.63% 규모다.
이 회사는 리벨로(Reebelo)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가전 리퍼 제품을 중개하는 개인간 거래(C2C) 플랫폼이다. 현재 싱가포르과 호주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선두 사업자다. 현지 판매자를 연결하는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해 100% 정품을 보장한다.
크림 측은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 구축과 신규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크림은 리셀(재판매) 플랫폼이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2020년 3월 출시했다. 같은 해 11월 분사를 결정해 지난해 1월 독립법인이 됐다. 출시 이후 매월 전월 대비 평균 121%의 높은 거래성장률을 기록하며 서비스 시작 1년 반 만에 점유율 1위 리셀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월 거래액은 작년 동기간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스니커즈를 넘어 스트릿웨어와 명품 등 신규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로 자리잡은 크림의 눈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 크림은 지난해 5월 태국 리셀 사업자 '사솜 컴퍼니 리미티드(Sasom Company Limited)'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이 회사는 스니커즈, 의류, 가방 등 다양한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사솜(SASOM)'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앱은 스니커즈를 포함해 메디콤토이, 피규어 등 다양한 품목의 중개 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해 7월엔 일본 1위 리셀 사업자 소다(SODA)에 투자했다. 크림은 356억원을 투자하며 소다 지분 약 15%를 확보했다. 소다는 매달 4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이용하는 플랫폼 스니커덩크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월간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000%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소다는 일본 내 경쟁 리셀 플랫폼 '모노카부'도 인수했다. 그 결과, 일본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크림은 향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해외 시장과의 연계 작업 또한 속도가 붙고 있어 크림이 이른 시일 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크림 투자사가 리셀 시장의 팽창 가능성을 보고 크림의 사업확장에 주력하는 중"이라며 "이르면 2~3년내에 크림이 새로운 유니콘으로 거듭나 라인을 잇는 네이버의 또다른 글로벌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실탄도 속속 마련해가고 있다. 크림은 지난해 초 벤처캐피털(VC)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200여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나날이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몇 개월 후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미래에셋캐피탈 등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받았다. 현재 크림의 기업가치는 4000억~500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리셀시장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연일 규모를 키우고 있어 성장 잠재성은 더욱 크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미국 중고의류 유통업체인 스레드업에 따르면 전세계 리셀 시장 규모는 지난해 280억 달러(약 33조원)에서 오는 2025년 640억 달러(약 7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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