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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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이 연일 화제다. 앞서 준비된 1만개 가량의 수량이 완판된 데 이어 관련 커뮤니티가 빠르게 활성화되며 블록체인을 넘어 유통업계까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NFT 흥행의 본질인 커뮤니티에 집중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푸빌라' NFT 마케팅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푸빌라는 신세계백화점이 자체 제작한 캐릭터로, 이를 기반으로 발행된 푸빌라 NFT는 지난달 초 첫선을 보였는데 1초만에 무려 1만개가 완판됐다. 

푸빌라 NFT는 모두 6개 등급으로 나뉜다. 20개만 존재하는 미스틱을 비롯해 레전더리(100개), 에픽(500개), 레어(1000개), 언커먼(2500개), 커먼(5880개)으로 나뉜다. 푸빌라 NFT의 등급은 최초 발행시 무작위로 선정됐다. 

눈길을 끄는 지점은 단순 소유를 넘어 실제 백화점에서 제공되는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최상위 등급인 미스틱 등급 소유자는 매달 퍼스트라운지 입장 5회, 발레파킹, 20% 사은 참여권 3매, 멤버스바 커피 쿠폰 3매, F&B 3만원 식사권 2매 등을 제공받게 된다. 억지스러운 커뮤니티를 만들고, 일회성 연예인 초청 행사에 머물고 있는 기존 NFT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실제 신세계 그룹의 핵심 콘텐츠에 대거 접목된 것이 특징이다. 

이에 각종 소셜미디어(SNS)에서 수많은 푸빌라 마니아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디스코드의 푸빌라 채널에는 9만명이 모였다. 이는 메타콩즈 커뮤니티 5만8000명보다 많은 숫자이며 가상화폐 클레이튼으로 거래되는 NFT 커뮤니티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푸빌라 NFT 인기에 가격 또한 치솟고 있다. 푸빌라 NFT는 수천만원대까지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원래 가격은 1~2회차에는 250클레이, 3회차에는 300클레이였다. 판매 당시 원화로는 각각 11만원, 13만원 수준이다. 이는 백화점을 비롯해 국내 주요 명품업계의 VIP 회원권보다도 저렴한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신세계백화점이 '커뮤니티'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NFT 흥행을 위해선 커뮤니티 형성이 중요하다"면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 백화점 이용객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언급했다. 푸빌라의 캐릭터성이 아닌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소구되는 실제 혜택을 제공한 점이 흥행의 원동력이라는 의미다. 기존 크립토 시장에선 NFT 위에 올려지는 지식재산권(IP)에 집중하고, 가격 마케팅을 진행하며 인위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NFT의 지속 흥행을 이끌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홍 교수는 "만들어낸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형성된 커뮤니티가 지속적인 참여와 흥행을 이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NFT는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들의 백화점 모바일 앱 접속과 이용을 유도하는 동시에 특별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 매장 방문을 늘리는 데도 기여한다는 평이다. 유통가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로 차별화 된 경험을 시도해야 매장 방문을 늘릴 수 있고 더나아가 모바일전략 확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록체인 시장조사업체인 댑레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NFT 거래액은 총 250억 달러(약 32조 원)로 전년 대비 260배가량 급성장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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