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서
/ 사진=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서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에 게임 관련 내용을 한 줄도 넣지 않아 '게임 홀대론'에 불을 지핀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 상임위 업무보고에서도 아마추어 같은 모습을 보였다. 게임 관련 내용을 억지로 끼워 넣었는 데 내용도 틀리고, 관련 정책 역시 '재탕'에 그친 것. 산업 진흥 의지가 보이지 않은 새 정부에 대한 업계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한국에만 출시했는데 한류 성과?

문체부는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게임 산업 관련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불거진 게임산업 홀대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업무보고 내용이 빈약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틀린 부분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체부는 업무보고에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대표적인 한류 성과로 추가했다. 하지만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국내에만 출시돼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가 없는 게임으로, 한류 성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무보고 자료중 한류 성과 게임분야에 '던파모바일'이 들어가 있는 데, 정작 그 근거로 삼은 매출 지표는 국내 양대마켓 매출기준으로 되어 있다"며 "틀린 내용을 성과인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문체부는도 곧바로 잘못을 인정했다.


대선 공약 제자리 걸음

이날 새로 보고된 게임산업 진흥 관련 내용 역시 부실했다는 평이다. 업무보고에는 ▲문체부 장관 게임업계 간담회 및 게임산업 육성과 지원 방안 협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법제화 ▲게임산업법 개정 ▲게임의 개발 단계별 인력양성 지원 강화  ▲e스포츠 진흥이 담겼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발표한 공약에서 한발짝도 더 나아간 부분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 정책이 전반적으로 공백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보고에 형식적으로 게임을 끼워 넣은 것은 언 발에 오줌을 누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출 효자인 게임을 등한시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업계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문체부는 '게임패싱'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여전히 여러 면에서 부족해보인다"며 "대선공약을 이행할 의지마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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