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중국 우주발사체 창정 5B의 잔해가 필리핀 서쪽 바다에 추락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발사체를 안전하게 떨어뜨릴 방법에 대한 국제적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중국은 '윈톈'을 실은 창정 5B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윈톈은 중국의 차세대 우주정거장 '톈궁'의 핵심 모듈 중 하나로, 2030년 달 기지 구축이라는 중국 우주 굴기의 주요 절차로 평가됩니다. 이날 중국 유인우주국(CMSA)은 "약 8분 간의 비행 후 창정 5B에서 분리된 윈톈이 의도된 궤도에 진입했다"며 "발사를 완전히 성공시켰다"고 축하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 우주 전문가들은 윈톈보다 지구로 추락하는 창정 5B의 잔해에 주목했습니다. 대부분의 발사체는 대기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마찰열에 타서 대부분 없어집니다. 하지만 창정 5B는 무게 20t에 길이 31m로, 상단부 크기가 큰 만큼 잔해 일부가 모두 사라지지 못했습니다. 결국 해당 잔해는 정확한 추락 위치를 알 수 없는 상태로 궤도운동을 하며 지구로 추락했습니다.
창정 5B의 잔해는 31일 새벽 필리핀 서쪽 바다에 추락했습니다. CMSA은 이날 SNS를 통해 "창정 5B의 잔해가 필리핀 남서부 해상에서 지구와 충돌했다"며 "잔해 대부분은 보르네오섬과 필리핀 사이의 술루해 상공으로 진입하면서 불에 탔다"고 설명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로켓 잔해가 추락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SNS에 게시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발사체의 잔해가 지구에 추락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입니다. 첫 번째 추락인 2020년 5월 창정 5B의 시험발사 후 잔해물 파편이 코트디부아르 마을에 떨어지면서 건물이 파손됐습니다. 2021년 5월에는 우주정거장 모듈 '톈허'를 발사한 뒤 창정 5B의 일부가 인도양에 추락했습니다. 당시 영국 가디언 신문이 중국 베이징, 미국 뉴욕 등을 추락 예상 지역으로 꼽으며 전세계적으로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이와 같은 발사체 잔해의 추락 사례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11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어스트로노미' 논문을 통해 "향후 10년 간 발사체 잔해로 한 명 이상의 사람이 다치거나, 죽을 확률이 10%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연구진들은 아무런 피해 없이 잔해를 안전하게 떨어뜨릴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오는 10월 중국은 세 번째 모듈인 '멍톈'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이 전까지 중국 우주 당국이 발사체 잔해 추락 문제를 해결할지 기대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