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빅테크 기업들의 알고리즘을 손에 쥐었습니다. 올 10월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둔 만큼 콘텐츠 검열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국 인터넷 기업들이 '인터넷 정보 서비스 알고리즘 추천 관리 규정'에 근거해 알고리즘을 당국에 등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알고리즘을 등록한 30개 기업들 중에는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과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웨이보는 사용자 검색 이력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고리즘은 빅테크 기업이 특정 이용자에게 적합한 콘텐츠 및 광고를 제공하는 것에 이용됩니다. 기업의 영업비밀로 여겨지는 알고리즘이 당국과 공유된 만큼 콘텐츠의 내용에 대해 이뤄지던 당국의 검열이 이제 콘텐츠 방향성으로도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알고리즘 등록은 지난 3월 중국 당국이 만든 '인터넷 정보 서비스 알고리즘 추천 관리 규정'에 의한 것입니다. 해당 규정에는 알고리즘 기반의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게 "주류 가치관을 견지하고 긍정적 에너지를 적극 전파해야 한다"며 "불법 정보는 전파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콘텐츠 트렌드가 텍스트에서 이미지, 동영상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중국 당국은 올해 들어 콘텐츠 규제의 방향성을 강화 및 변경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앞서 '인터넷 공간 정화'를 이유로 올 상반기에만 1만2000여개 웹사이트를 폐쇄한 바 있습니다. 경고 또는 벌금을 부과 받은 사이트는 3000여곳에 달했습니다.
한편 중국은 오는 10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차기 지도자 후보를 선정하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해당 관례를 통해 지도자로 등극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전국대표대회에서는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가 지명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춘화 부총리 등 차기 후보군들이 최근 "나는 최고지도자 재목이 아니다"라며 몸을 낮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하고, 중국 내 콘텐츠 검열이 강화될지 무척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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