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심리적 저지선인 2만달러(2687만4000원) 마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동시간 대비 2.16% 하락한 2713만1000원에 거래됐다. 파월 의장이 강력한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직후부터 2700만원대를 맴돌던 비트코인은 지난 주말 2만달러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강경한 매파적 메시지를 던지며 시장이 예상한 최악의 상황을 실현시켰다. 해당 연설에서 그는 "7월 인플레이션이 완화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한 달 동안의 개선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아직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라 멈추거나 쉬어갈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단호하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가계와 기업 등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한다고 해도 당분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강력한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 또한 이에 대한 영향을 직격으로 맞은 모습이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전일 동시간 대비 3.88% 하락한 개당 198만0000원에, 리플은 전일 동시간 대비 3.67% 하락한 개당 446원에 거래됐다.
이에 뉴욕 증시는 '검은 금요일'을 맞이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3.0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37%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과 상관관계가 높은 나스닥 지수 또한 3.94% 급락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와치는 연준이 오는 9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확률을 61%로 상향했다. 만약 예상이 부합할 경우 올해 연말 미국 기준금리는 3.75%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장기간 침체를 점치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가상자산 약세가 향후 12~18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는 비용 절감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 흐름은 지난 2018년 후반 약세장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거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바닥을 다지는 단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투자 심리 또한 연일 위축세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알터너티브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는 전일 대비 4점 하락한 24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 단계'로 전환했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 수록 시장 내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 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일 동시간 대비 1.9% 하락한 개당 323.6원에 거래됐다. 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일 동시간 대비 1.71% 상승한 35.6달러에 거래됐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관련기사
- [크립토 브리핑] 잭슨홀 미팅에 '숨고르기' 돌입...비트코인 2900만원 '턱걸이'
- [크립토 브리핑] 투자 심리 37일만에 다시 '극단적 공포'..."신규 투자 저조"
- [크립토 브리핑] '잭슨홀 미팅 D-1', 관망세 이어가는 가상자산 시장
- [크립토 브리핑] 2900만원대 횡보하는 비트코인...잭슨홀 미팅 향방에 달렸다
- [크립토 주간 브리핑] 물가와의 전쟁 예고한 파월, 추락하는 가상자산 시장
- [크립토 브리핑] '파월쇼크'에 급락했던 비트코인, 소폭 반등...美 경제지표에 쏠린 눈
- [크립토 브리핑] 美 긴축공포에 가상자산 시장 '벌벌'…비트코인 재차 하락세
- [크립토 월간 브리핑] '파월 쇼크'가 휩쓴 8월…긴 롤러코스터의 끝은 하락
- [크립토 브리핑] 2700만원대에 달라붙은 비트코인…美 고용지표에 쏠리는 '눈'
- [크립토 주간 브리핑] 긴축 공포에 가상자산 시장 '암울'…횡보세 이어가는 비트코인
- 구글, 코인베이스와 맞손...클라우드에 가상자산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