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캐리커쳐=디미닛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캐리커쳐=디미닛

 

크래프톤의 기업공개(IPO) 후, 국내 게임 대장주 자리를 내줬던 엔씨소프트가 무서운 속도로 추격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크래프톤과의 시가 총액 격차는 이제 2000억원까지 좁혀진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거래일대비 1.3% 오른 주당 37만7500원에 거래되며 시총을 8.3조원까지 끌어올렸다. 코스피 6월 저점과 10월 하락기 대비 15% 가량 주가를 끌어올리며 국내 게임주 중 가장 탄탄한 기업가치를 지켜내고 있다는 평가다.

반대로 크래프톤은 주당 17만35000원에 거래되며, 시총이 8.5조원까지 내려앉은 모습이다. 6월 저점을 깨고 10월 들어 신저가를 갱신하는 등 좀처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 순익 창출 면에서 양사 모두, 타 게임사를 압도한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18.4배, 크래프톤은 약 14배 수준으로 글로벌 주요 게임사 대비 순익 기준으로 저평가 국면에 놓여있다. 다만 양사의 흐름이 바뀐 것은 결국 실적 탓이다. 

올 3분기 실적을 두고 보면, 엔씨소프트의 경우 추정 매출액 5600억원, 영업이익은 9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1.8%, 1.1% 늘어날 전망이다. 이른바 '린저씨'의 굳건함 속에 게임주 전반의 부진 속에도 남다른 실적을 뽐내고 있는 것. 반대로 크래프톤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4305억원, 영업이익은 1470억원으로 1년새 각각 18%, 25% 가량 빠질 것으로 추정된다. 말 그대로 어닝쇼크다. 

이는 국내 매출 비중이 압도적인 엔씨소프트와 달리, 크래프의 경우은 글로벌 비중이 커 국제정치 및 매크로 변수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인도와 중국 변수 외에도 단기적 이익 확보보다, 웹 3.0 진출을 위해 이용자 지표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까지는 투자의 해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양사 모두, 대작급 멀티플랫폼 게임을 빠르게 준비하고 있는데다 국내 최고의 개발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 연말까지 게임 대장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신작 모멘텀 측면에선 크래프톤이 유리한 형국이다. 당장 오는 12월, 글로벌 기대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이룩한 만큼, 게임업계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경우, 배틀그라운드 인도 서비스 중단과 중국 게임시장 규제 탓에 3분기 어닝이 좋지 않지만 메인 관전 포인트인 12월 2일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출시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엔씨소프트는 안정저인 이익 창출 속에서 TL의 출시 가시화와 리니지2M의 매출 안정화가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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