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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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다사다난했던 카카오가 시장의 예상보다 소폭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카카오는 지난 실적과 앞으로의 사업 전개보다, 거듭 고개를 숙이며 '카카오 먹통 사태'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튼튼한 카카오톡을 우선 구축, 각 서비스들의 안정화에 더 공을 들이겠다는 의미다. 


신규 서비스 연기 감수...튼튼한 카카오 만들기 '총력'

3일 카카오가 공개한 3분기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매출액은 1조8587억원, 영업이익은 1503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6% 감소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폭풍 성장을 이어온 카카오에도 남일이 아닌 상황이 된 것. 그럼에도 카카오는 최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 해결에 최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장의 먹거리보다 국민 플랫폼으로서의 신뢰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 참석한 홍은택 대표는 "카카오톡 자체가 튼튼하다는 가장 중요하다"면서 "매출 손실과 이용자 직접 보상에 따른 단기적 재무 영향은 약 4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는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서비스로서 이에 부합하는 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용자와 파트너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에 대한 보상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플랫폼의 사회적 책무를 다시 한번 알게됐고, 그동안 준비한 신규 서비스 론칭 일정이 불가피하게 1~2개월 정도 지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의 서비스 변화에 대한 로드맵은 내년까지 수립돼 있는 상황"이라며 "세부적인 내용은 변할 수 있으나 성장 전략은 큰 틀에서 변화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는 분명한 현실이다. 400억원 가량의 화재사고 대응 비용 뿐 아니라, 경기 부진이 광고 사업 자체에 치명상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 역시 "최근 부정적 매크로 환경에 따라 광고 사업이 영향을 받고 있어 4분기 매출 성장이 둔화되는 추세"라며 "최근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 영향이 더해져 4분기 영업이익률은 매우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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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실적 부진? 톡비즈-수출 콘텐츠는 날았다 

사실 카카오의 핵심 먹거리인 톡비즈와 게임을 제외한 콘텐츠 영역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도 올 3분기 역시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먼저 카카오의 3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9869억원으로 집계됐다. 톡비즈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674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중 비즈보드, 카카오톡 채널 등 톡비즈 광고형 매출은 광고 시장의 성장 둔화 및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4% 감소했으나, 톡채널 매출의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했다.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톡비즈 거래형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포털비즈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증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098억원에 그쳤다. 다만 플랫폼 기타 부문 매출은 이동 수요 확대 및 카카오페이 매출 연동 거래액의 꾸준한 증가에 따라 전 분기 대비 9%, 전년 동기 대비 61% 성장한 40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덕이다.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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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홍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는 AI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차장을 공유하고 연결하는 스마트 주차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분기 주차사업은 KM파크에서 서비스 중인 주차면 확대로 전년동기 285%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택시사업은 블루, 벤티, 블랙 등 프리미엄 택시의 일평균 운행완료 수가 전년동기 대비 32% 증가했다"며 "대리사업의 경우 3분기 휴가철과 기록적인 폭우에도 불구하고, 높은 운행 완료율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카카오의 또다른 핵심 먹거리 콘텐츠 부문 매출의 경우, 전분기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8718억원에 그쳤다. 다만 스토리 매출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프로모션 축소에도 불구하고 전 분기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한 2313억 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멜론으로 상징되는 뮤직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502억원을 기록했다. 미디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0% 감소,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941억원이다. 

콘텐츠 부문의 매출 감소는 사실 게임 탓이다. 오딘:발할라 라이징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것. 3분기 카카오의 게임 매출은 296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하지만 픽코마로 대표되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은 여전히 호조를 띄고 있다. 배 부사장은 "일본 픽코마의 앱만화 시장 점유율은 50%를 유지 중"이라며 "최근 구글, 애플 양대마켓 전체 랭킹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픽코마 내 광고매출 또한 1년새 크게 급증했고, 마케팅 효율화로 분기 최고 영업이익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친구탭'과 '채팅탭' 상단의 비즈보드 /사진=이영아 기자
카카오톡 '친구탭'과 '채팅탭' 상단의 비즈보드 /사진=이영아 기자

 


살길은 톡비즈 고도화...CEO 홍은택 "광고 뛰어넘어 '비즈니스 예산' 끌어올 것"

이날 카카오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말미부터 "디지털 광고시장은 꾸준히 성장해나갈 것"이라며 카카오의 광고지면 확대와 맞춤형 톡비즈 서비스로 경기침체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광고 사업 부진을 넘을 수 있도록, 새로운 비즈니스를 톡비즈에서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홍 대표는 "톡채널의 뛰어난 비즈니스 마케팅 효과는 잘알려져있고, 많은 중소형 광고주에겐 톡채널 친구 확보가 진입장벽인 만큼 이를 해결해주는 싱크 등의 서비스를 내놨다"고 말했다. 아울러 "톡으로 대화하듯, 톡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적 목표"라며 "편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싱크 도입 확대 등 중소형 광고주-소상공인 맞춤형 풀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우리는 심리스한 비즈니스툴을 만들 것"이라며 "기존 광고 시장은 12조~13조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비즈니스 시장은 마케팅 예산에서 나올 수 있기에 시장의 캡을 뛰어넘는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톡 내 1%의 광고주가 전체 70%를 차지하며 1000여명 이상의 친구를 확보한 톡채널수는 5만7000여곳에 달한다는 것이 홍 대표의 설명이다. 반대로 1000여명 이하 이용자를 보유한 톡채널은수는 무려 160만개에 이른다. 이에 싱크 등 다양한 비즈니스툴을 통해 소상공인의 톡채널수 늘리기를 적극 좁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1000여명 이상 친구를 보유한 광고주를 내년에 30만개, 앞으로 50만개 이상까지 늘려나갈 것"이라며 "메시지 발송 수익이 비즈보드 광고 예산을 추월하는 날이 곧 올 것"이라는 구체적 목표까지 내놨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사진=카카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사진=카카오

 

더불어 홍 대표는 기존 남궁훈 전 대표가 이어오던 커뮤니케이션 부문의 신사업 역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남궁 대표 사임으로 투자자들의 주요 사업 계획 우려가 있을 것"이라며 "남궁 대표와는 대표 이사 맡기 전 공동체얼라인먼트(CAC) 센터장일 때부터 카카오톡 비전에 대해 활발하게 협업해온 만큼 관심사 기반 비즈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전략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는 앱내 체류시간 증가를 위해 오픈채팅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카카오톡 프로필 내 소셜미디어 기능을 빠르게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의 현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00만명에 달한다. 기존 ARPU 약 2만원을 곱하면 연간으로 매출 규모는 18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평균 광고 ARPU인 41달러(약 5만원)를 대입하면, 무려 4000억원 규모의 매출 확대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카카오가 공을 들이고 있는 오픈채팅은 관심 기반 채팅이기에 목적성 용도가 강한 카카오톡보다 소비자들의 행동이 더 적극적이다. 이에 카카오는 오픈채팅 광고 도입과 함께, 동영상 광고를 도입해 광고단가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관심사에 따라 방의 목적이 달라지기에 광고도 더욱 맞춤 형태로 도입될 공산이 크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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