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34개 유통업체 가운데 CJ온스타일이 지난해 가장 높은 수수료율을 납품업체에게 매긴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입장에선 가장 부담이 큰 플랫폼인 셈. 상품 판매 촉진을 위해 납품업체가 유통업체에게 지급하는 판매장려금 비율은 편의점 업계가 1위로, 납품업체 2곳 중 1곳이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TV홈쇼핑 수수료 1위.. 중소·중견보다 대기업 납품업체 수수료 8% 낮게 책정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TV홈쇼핑·대형마트·백화점·온라인쇼핑몰 및 편의점 등 6대 유통업태 주요 34개 업체에 대한 2021년 판매수수료·판매장려금 현황이 담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실질 수수료율 1위는 TV홈쇼핑(29.2%)이었다. 그 다음으로 백화점(19.3%), 대형마트(18.6%), 아울렛·복합쇼핑몰(13.3%) 순이었고 온라인 쇼핑몰은 10.3%로 가장 낮았다.
실질 수수료는 1년간 유통업체가 납품·입점업체로부터 받은 수수료와 추가비용(판매촉진비)를 더해 상품 판매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직매입을 제외한 위수탁·특약매입·임대을 거래에서 산출된다. TV홈쇼핑은 위수탁 거래(76.6%), 백화점은 특약매입(63.3%), 아울렛·복합 쇼핑몰은 임대을(87.4%) 비중이 높다.
TV홈쇼핑 업체 7곳을 포함해 전체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수수료율이 높은 곳은 CJ온스타일(34.1%)이었다. CJ온스타일의 지난해 순매출액은 9615억원, 거래 업체 수는 1222곳으로 TV홈쇼핑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업태별 실질 수수료율 1위 업체는 AK백화점(20.2%), 홈플러스(19.1%), 뉴코아아울렛(18.8%) 순으로 집계됐다. CJ의 실질 수수료율은 순위가 가장 낮은 공영 홈쇼핑(19.8%)보다 14.3%포인트 높았다.
대기업과 중소·중견납품업체에 적용하는 수수료율 차이도 TV홈쇼핑이 가장 컸다. TV홈쇼핑은 대기업 공시대상기업집단에게 받는 실질 수수료율이 30%인 반면, 공시대상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에겐 22%를 매겨 8%포인트 차이가 났다. 아울렛·복합쇼핑몰(7.5%), 백화점(3%), 온라인쇼핑몰(3.9%)에 비해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온라인 쇼핑몰 분야에선 쿠팡의 실질 수수료율(29.9%)이 높았다. 다만 쿠팡은 수수료가 없는 직매입 거래가 96.8%로, 판매수수료율을 산정한 특약매입 거래 비중은 3.2%로 낮았다. 수수료 거래가 대부분인 TV홈쇼핑·백화점·아울렛과 직접 비교가 어렵다는 의미다.
납품업체 판매장려금 비중은 편의점·대형마트 가장 높아..공정위 "수수료율 경감 추세"
판매수수료 수입이 없거나 미미한 직매입 기반 유통업체들이 납품·입점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장려금 비율은 편의점(48.3%), 대형마트(21.9%0, 온라인쇼핑몰(9.9%), 백화점(2.5%) 순으로 높았다. 편의점(99%), 대형마트(84.3%), 온라인 쇼핑몰(66.8%)은 직매입 거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판매장려금을 부담한 납품업체 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이마트24(54.3%), 미니스톱(53.8%), 세븐일레븐(51.8%) 순이었고 GS25(40%)가 가장 낮았다. 대형마트에선 롯데마트(51.2%)가 압도적인 1위로 코스트코(4.3%)와 비교해 46.9%포인트 높았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9.9%), 백화점(2.5%), 아울렛·복합쇼핑몰(0.3%)의 판매장려금 수취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공정위는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몰, 대형마트 분야에서 판매장려금을 부담한 납품업체 수 등이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몰과 대형마트 납품업체들의 지난해 거래금액 대비 판매장려금 비중은 전년에 비해 각각 0.2%, 0.1%포인트씩 늘었다.
공정위는 유통업체들의 실질 수수료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해 납품업체 부담이 다소 경감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2019년 대비 지난해 백화점(21.1%→19.3%), TV홈쇼핑(29.5%→29.2%), 대형마트(19.4%→18.6%), 온라인 쇼핑몰(10.7%→10.3%), 아울렛·복합몰(14.4%→13.3%) 등 유통업체들의 실질 수수료율은 감소 추세다. 공정위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치열한 경쟁, 유통-납품업계 상생협약 등 여러 요인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