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가상자산 동향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국내외 가상자산 시장이 'FTX 사태'와 '위믹스 사태'로 얼룩졌다. 가상자산 약세를 의미하는 '크립토윈터'에 들어섰음에도 가격을 유지하던 주요 가상자산들이 일제히 두자릿수 이상 하락한 모습이다. 특히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는 전월 대비 60% 이상 폭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가 붕괴하면서 가상자산 업계에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FTX 사태에 비트코인 20% 폭락...사태는 현재진행중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19.25% 하락한 개당 2322만5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0월부터 2800만원대 내외를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8일 폭락을 시작했다. 3000만원 돌파를 넘보던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새 300만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FTX의 뱅크런 사태가 비트코인 가격 폭락을 촉발했다. FTX 유동성 위기는 이달 초 미국 가상자산 전문매체들이 샘 뱅크먼 창업자가 세운 투자사 '알라메다'의 위험성을 보도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알라메다 대차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자산 대부분이 FTX 거래소 자체 가상자산인 'FTT'로 구성돼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FTX는 알라메다를 통해 FTT를 운용했을 뿐만 아니라, 담보 대출 등 파생상품에도 활용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이에 FTX가 발행한 FTT를 알라메다가 대부분 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며 재정 부실 우려가 급속도로 번졌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대표 / 사진=이성우 기자
샘 뱅크먼 프리드 FTX 대표 / 사진=이성우 기자

여기에 지난달 8일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가 "보유한 모든 FTT를 매각하겠다"고 밝히며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샘 뱅크먼 창업자는 "유동성 위기는 거짓 루머"라고 대응했지만, 투자자들이 FTX에서 보유 가상자산을 대량으로 인출하기 시작했다. 결국 샘 뱅크먼 창업자가 창펑 자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바이낸스가 미국 법인을 제외한 FTX 사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낸스 측에서 하루 만에 이같은 결정을 번복했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22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이후 지난달 11일(현지시간) FTX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파산신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샘 뱅크먼 프리드 CEO는 자진 사임했으며, 존 J.레이 3세가 대신 파산 절차를 진행한다. FTX는 "알라메다 리서치 등 약 130개 관계사를 아우르는 FTX 그룹은 미 델라웨어 법원에 챕터11 파산을 신청한다"며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가 사임하고 존 J.레이3세가 신임 CEO로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FTX 사태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9일 외신 등에 따르면 블록파이는 미국 연방 파산법 '챕터11'에 의거한 파산을 신청했다. 코인 투자사인 블록파이는 코인 담보대출을 통해 덩치를 불렸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미국 40여개 주에서 영업을 이어왔다. 고객 예탁금 규모는 무려 200억달러(약 26조5120억원)에 달한다.

앞서 블록파이는 지난 10일부터 자금 인출을 제한했다. FTX에 돈이 묶이며 유동성 위기가 촉발된 탓이다. 블록파이는 14일 FTX 자매회사인 알라메다리서치가 자신들에게 갚아야 할 부채, FTX의 보유 자산, FTX US에서 인출되지 않은 자산이 상당하다고 밝힌 상태다.


FTX 사태에 삼켜진 이더리움과 리플

비트코인 폭락에 이더리움과 리플도 버티지 못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가 붕괴되면서 동반 하락한 것이다.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20.56% 하락한 개당 175만4000원에 거래됐다. 리플도 전월 동시간 대비 15.23% 하락한 개당 551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다만 지분증명(PoS) 전환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더리움은 내년 하반기 적용 예정인 '상하이 업그레이드'를 준비중이다. 이를 통해 주요 네트워크 참여자인 빌더들의 가스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는 'EIP-3651'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또 오는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은 법원에 소송 답변서를 제출한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최근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에 대한 보도를 통해 SEC가 리플을 증권으로 분류했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리플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존 디튼 미국 변호사는 "SEC는 리플을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았고, 그렇게 할 권한도 없다"며 "증권 분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법원 밖에 없고, SEC도 이를 인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휩쓴 위믹스 사태...상장폐지까지 D-7

지난달 초 FTX 사태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을 휩쓸었다면, 지난달 말에는 위믹스 사태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휩쓸었다. 지난달 24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위믹스를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위믹스는 전월 동시간 대비 63.97% 하락한 개당 652원에 거래됐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모여있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DAXA)가 논의 끝에 위믹스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위믹스 차트 / 사진=업비트
위믹스 차트 / 사진=업비트

앞서 닥사는 지난 10월 27일 일제히 공지사항을 통해 위믹스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당시 업비트는 "DAXA 회원사에 제출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부정확한 유통량 정보에 관해 투자자들에 대해 적시에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투자유의종목 지정 29일만에 거래지원종료된 것이다. 닥사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유통 계획 대비 초과된 유통량은 상당한 양의 과다 유통"이라며 "그 초과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내용을 거듭 제공한 점,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수차례 언론 등에 발표해 투자자에게 혼란을 초래한 점 등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 도중 울먹이고 있다. /사진=위메이드 유튜브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 도중 울먹이고 있다. /사진=위메이드 유튜브

이에 위메이드는 4개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상으로 거래지원종료 결정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위믹스 살리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 업계선 전에 없는 일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28.5% 하락한 개당 258.8원에 거래됐다. 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월 동시간 대비 30.65% 하락한 개당 24.27달러에 거래됐다. 두 가상자산 모두 FTX 사태에 영향을 받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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