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뒤를 이을 네이버, 카카오 웹툰 추천
칼바람이 부는 요즘 같은 날씨에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다. 붕어빵, 호떡, 찜질방 그리고 군대. 사실 이 중에서 가장 강렬한 기억은 단연 군대다. 떠올리기 싫기도(요즘도 군대 끌려가는 꿈을 꿉니다), 재밌는 추억거리이기도 하다.
지난해 여름, 대한민국 군대를 재조명한 드라마 작품이 있었다. 바로 'D.P'다. 당시 반응은 딱 둘이었다. '이게 군대라고?', '이게 군대지'. 오늘 소개할 웹툰들 또한 '군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다. 군필 독자들은 과거 기억에 'PTSD'가 올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는 필수다. 그럼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충성!
"작가가 군필자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찐' 군대물
군대물은 의외로 철저한 고증이 생명인 소재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하나라도 존재하는 경우 군대를 다녀온 대다수의 독자들에게 '조롱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소개할 '민간인 통제구역', '병의 기록'은 세세한 부분까지 사실성을 살려 다소 소름이 돋는 작품들이다.
먼저 민간인 통제구역은 그 누구보다 기자가 잘 알고 있는 'GP(Guard Post)'를 배경으로 그려진 웹툰이다. GP는 비무장지대 내부에 존재하는 최전방 감시초소다. 쉽게 말하면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은 일종의 '감시기지'다. 한번 투입되면 약 2달간 정찰 및 감시, 수색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실탄을 비롯해 위험성이 있는 실제 무기들을 다수 다루는 점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GP내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를 중심으로 은폐와 진실 사이를 줄타기하는 여러 인물들의 심리 및 부조리 등 밀폐된 군대 사회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밀도 높은 흑백 그림체를 통해 암울한 분위기를 살리고 있으며, 복장과 배경에 대한 세심한 묘사가 눈에 띈다. 일명 '짬'에 따른 복장 차이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총기사고를 일으킨 조충렬 이병과 주변 인물들 간 관계도가 치밀하게 짜여져있어 긴장감과 개연성을 살렸다.
군입대 날짜를 받고 하루하루를 기다리고 있는 심정은 암담하기 짝이 없다. 살을 찌우거나 면제를 받을 정도로만 다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부터 소개할 '병의 기록'은 군대를 두려워한 나머지 몸무게를 늘려 공익 판정을 받으려다 자괴감을 느껴 신체등급 4등급을 받고 현역으로 지원하는 주인공 '문석호'가 느끼는 감정과 사건들을 풀어낸 작품이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사고는 없다. 그러나 실제 군대에서 경험하고 느낄 법한, 당시에는 이보다 큰일은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일들을 문석호의 갈등과 깨달음을 중심으로 묘사해 사실성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미화가 전혀 들어가있지 않은 담백한 그림체 또한 오히려 향수를 자극한다. 웹툰 스크롤을 내리다보면 마치 잘 짜여진 '에세이'를 보는 듯하다.
상상력을 입힌 군대물
군 시절 꿈에 그리던 막대기 4개를 달고 난 후부터는 세상의 모든 시간이 5배는 느리게 가는, 시공간이 왜곡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졌는데, 없어진. 이상한 느낌이다.
특히 야간 당직이나 불침번, 초소 근무를 서게 된다면 5배가 10배가 된다. 이 때 시간을 떼우기 위해 가장 많이 하는 놀이가 바로 '만약에' 놀이다. '만약에 지금 북한에서 쳐들어오면 어떻게 할래?, '내일 바로 전역할 수 있으면 제일 먼저 뭘 할거냐?' 등 시시콜콜한 상상을 더하는 방식이다.
카카오웹툰 및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복무신조 : 우리의 결의'와 '만능장교 성공기'는 시시콜콜하지 않은 작가들의 독창적 상상력이 더해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들이다.
먼저 '복무신조 : 우리의 결의'는 어느 날 부대 근처에 유출된 알 수 없는 화학물질에 의해 부대원들이 좀비처럼 '괴물화'가 되는 가운데 주인공 고우리 병장, 차현진 일병 등 생존자들이 발버둥 치는 스토리를 그려낸 작품이다.
한 트럭이 등장하고 뒤에 실려있던 드럼통이 떨어져 하천으로 흐른다. 이후 고우리 병장이 있는 부대 내 행정보급관이 근처에서 도라지를 캔 이후 괴물이 돼 나타나고, 물린 인원들마다 괴물이 된다. 살아남은 인원들은 나름의 체계를 유지하며 건물에 고립된 채 삶을 이어가지만 그간 축적돼왔던 인물들간의 갈등과 문제가 폭발하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얼핏 보면 단순한 좀비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작품을 보는 내내 느껴졌던 건 결국 군대 내 악습과 부조리 등 폐해였다. 기자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동기 생활관을 쓰기 시작하며 발생한 선임과 후임의 관계 단절, 그로 인한 갈등, 일명 '내리갈굼' 등 다양한 문제점들을 꼬집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만능장교 성공기는 앞서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초임 장교가 군대에서 겪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군인으로써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시스템과 조력자가 존재해 마치 게임처럼 퀘스트 등을 수행한다는 콘셉트다.
주인공 '강성태' 소위는 전입 후 '관심 장교'로 분류되며 위기를 맞이하지만 시스템의 도움으로 여러 위기를 헤쳐나간다. 차별점을 더하는 요소 중 하나는 병사로써는 알 수 없었던 장교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육군 사관학교 출신과 학사 장교, 간부 사관 등 출신에 따라 달라지는 대우와 군내 정치 등을 묘사하는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과거 함께 했던 간부들의 심정이 이해되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한 작품들은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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