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웹툰 작품 추천

피가 끓던 사춘기 시절,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안정감보다는 '따분함'을 느끼게 했다. 분필을 들고 열변을 토하는 선생님 앞에 앉아 머릿속으로 수많은 상상을 했다. 이 때 내 단골 소재는 교문을 열고 들어온 괴물을 초능력을 사용해 물리치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자주 가던 책방에서 가상현실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 '달빛조각사'를 읽게 됐고, 상상의 갈래는 현실과 게임으로 흘러갔다. 오늘 소개할 웹툰들 또한 현실과 게임, 양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다. 다 보고 나면 주말 내내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게 될 수도 있으니 푹신한 방석 정도는 준비하길 바란다.


최강자에겐 특별함이 있다

마지막 수업 종이 울리고 친구들과 신발 주머니를 흔들며 집에 돌아올 때면 항상 들르는 곳이 있었다. 바로 문방구 게임기 앞 의자였다. 그 중 맨 왼쪽에 있던 격투 게임 '철권'에서 기자는 'KGE' 라는 이니셜을 1위 자리에 올려놓곤 했다. 직접 개발한 공격 콤보가 비결이었다.

지금부터 소개할 '열렙전사', '게임 최강 트롤러'는 세계관 내 최강자가 갖는 독보적 특별함이 눈에 띄는 작품들이다. 먼저 열렙전사는 꿈을 꾸는 동시에 게임을 할 수 있는 '루시드 어드벤처'가 주요 소재다. 주인공 열렙전사는 현실에서 사채 빚을 지고 작업장에 갇힌 처지지만, 게임 속에서는 자신만의 특별한 직업으로 랭킹 1위를 기록한 인물이다.

네이버웹툰 완결작 '열렙전사'/사진=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 완결작 '열렙전사'/사진=네이버웹툰 제공

열렙전사가 보유한 능력은 다소 이상하지만,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바로 '운'이 그가 가진 개인 특성이자 무기기 때문이다. 대악마나 타 랭커들과 전투를 벌일 때조차 랜덤 확률로 검이 뽑히거나,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만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게임 속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스킬을 생동감 넘치게 담아낸 작화와 유머가 섞인 연출 등이 어우러져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가벼운 듯 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등장하는 점도 매력을 더한다.

네이버웹툰 연재작 '게임 최강 트롤러'/사진=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 연재작 '게임 최강 트롤러'/사진=네이버웹툰 제공

다음으로 소개할 '게임 최강 트롤러'는 앞서 소개한 열렙전사와 마찬가지로 가상현실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는 게임을 소재로 한 모든 작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콘셉트가 신선함과 재미를 선사한다. 주인공 '덱스(DEX)'는 게임에서 랭킹 1위를 달성한 후 계정을 삭제, 다른 게임으로 이적하는 인물이다. 

어느날 한 컴퓨터 게임을 평정한 덱스는 가상현실 게임 '아르카디아'를 새로운 타겟으로 삼고 접속한다. 다른 플레이어들과는 달리 튜토리얼 퀘스트와 기본 스토리부터 차근차근 섭렵해가던 주인공은 초보자 마을에 존재하는 히든 피스를 찾고, 히든 클래스 '난세의 방랑가'로 전직한다. 이후 주인공은 몬스터들의 편에서 타 플레이어들을 배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초보자 살인마', '트롤러'라는 칭호도 얻는다. 모든 게임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플레이어들은 몬스터를 사냥해야 한다'는 법칙을 깬 덱스의 행보는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한다.


다른 세상에선 내가 용사?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한 순간에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끌려간다면 어떨까. 더군다나 끌려간 세상에서 내가 게임 플레이어와 같은 능력을 갖게 되고 온갖 괴물들을 물리쳐야 한다면?

카카오웹툰에서 연재 중인 '이세계 검왕 생존기', '뉴비 매니지먼트'는 이러한 상상력을 독특한 설정과 그림으로 펼쳐낸 작품이다. 특히 두 작품의 주인공을 보고 있자면 다소 '짠한' 감정이 들만큼 불쌍하기도 하다. 

카카오웹툰 연재작 '이세계 검왕 생존기'/사진=카카오웹툰 제공
카카오웹툰 연재작 '이세계 검왕 생존기'/사진=카카오웹툰 제공

먼저 이세계 검왕 생존기는 전역한 지 3개월 밖에 안된 주인공 '류한빈'이 갑작스레 유사 세계 '셀하 라트나'에 끌려가며 생긴 사건들을 풀어냈다. 특히 짠한 점은 레벨 5를 달성하면 빠져나갈 수 있는 일종의 튜토리얼 세계에서 시스템 오류로 인해 22년을 견뎌내야 했다는 점이다. 이 시간동안 주인공은 매번 등장하는 몬스터를 사냥하고, 먹으며 힘, 민첩 등 기본 스탯을 미친 듯이 쌓게 된다. 

이후 갑자기 본 세계로 나오게 된 주인공은 그간 쌓아온 스탯으로 인해 그 누구보다 강한 모순적인 면을 갖게 된다. 특히 레벨이 5에 불과한 반면, 엄청난 근육질의 몸과 전투력으로 괄시와 경외를 동시에 받는 장면에서 웃음·통쾌함 등 여러 감정을 한번에 느낄 수 있다.

카카오웹툰 연재작 '뉴비 매니지먼트'/사진=카카오웹툰 제공
카카오웹툰 연재작 '뉴비 매니지먼트'/사진=카카오웹툰 제공

마지막으로 소개할 '뉴비 매니지먼트'는 이세계에 끌려온 주인공 '케이지'가 용사가 돼 마왕을 물리치지만 알 수 없는 규칙에 의해 처음으로 계속 회귀하게 되는, 그로 인해 마왕을 약 3만번 동안 죽이며 집에 돌아갈 방법을 탐구하는 내용이다. 그 어떤 짓(?)을 해도 집에 돌아갈 수 없었던 케이지는 자신을 대신할 용사를 소환하고, '신유비'가 등장한다.

케이지는 신유비가 자신처럼 강력해질 수 있도록 옆에서 '용사 조수' 역할을 자처하며 그를 육성한다. 그러나 마왕을 처단하기만 하면 되는 순간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일이 뒤틀리게 되자 결국 케이지는 자신의 운명이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신유비를 소환한 후 마왕을 관리·육성한다.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일념 하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불쌍하다는 생각과 함께 웃음이 배어나온다. 무엇보다 케이지가 원하는 방향과는 달리 새로운 '걸림돌'이 계속 등장하는 점도 작품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번에 소개한 작품들은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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