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마니아 기자가 추천하는 '판타지물'

일주일 용돈이 5000원이었던 시절. 학교 책상 서랍에는 온갖 책들이 가득했다. 교과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용돈의 절반을 책방에서 소설을 빌리는데 쓰곤 했기 때문이다. 당시 읽었던 무협, 게임 판타지 소설만 해도 한 '트럭'이 넘는다. 

책 때문인지, 사춘기 시절 호르몬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는 현실이 너무 지루했다. 매번 같은 옷을 입고, 수업을 듣고, 하교하는 일상이 소설처럼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부터 소개할 웹툰들은 철없던 소년이 꿈꿔왔던 상상 속 세상을 그대로 그려낸 작품들이다.


뒤바뀐 세상 속, 알고보니 '사기캐'였다?

요즘 판타지물에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바로 약한 줄만 알았던 인물이 알고보니 세상에 둘도 없는 '사기캐'였다는 설정이다. 이같은 구조에서 주인공은 '회빙환(회귀·빙의·환생)' 등 특별한 기연을 계기로 새롭게 거듭나곤 한다.

지금부터 소개할 '내가 키운 S급들', '전지적 독자시점' 작품들 또한 기연을 얻은 주인공들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스토리를 그려냈다. 

네이버웹툰 연재작 '내가 키운 S급들'/사진=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 연재작 '내가 키운 S급들'/사진=네이버웹툰 제공

먼저 내가 키운 S급들은 F급 헌터인 주인공 한유진이 던전에서 위험에 처하며 시작된다. 별 볼 일 없는 능력을 가진 한유진의 동생, S급 헌터 한유현이 등장해 그의 목숨을 구하고 사망한다. 이후 한유진은 본래 갖고 있던 '양육자' 칭호 효과로 보스 몬스터를 물리치고, 보상으로 얻은 '소원석'을 활용해 5년 전으로 회귀하게 된다. 

한유진이 가진 '양육자' 능력은 원하는 상대를 '감화'시켜 성장을 빠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능력이다. 쉽게 말해 일종의 '부모' 역할인 셈이다. 이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주인공은 주변 인물들과 희귀종들을 하나 둘 키우게(?) 된다. 자체 능력은 약하지만 S급 헌터들에게 선망받는 존재가 된 한유진의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네이버웹툰 연재작 '전지적 독자시점'/사진=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 연재작 '전지적 독자시점'/사진=네이버웹툰 제공

전지적 독자시점은 주인공이 읽던 소설이 현실이 되며 시작된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던 게임사 직원 '김독자'는 10년 넘게 읽어온 소설이 현실이 된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모든 결말과 전개를 알고 있는 김독자는 이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스토리를 끌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이 작품은 갑작스레 도래한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모두 알고 있는 주인공이 새롭게 얘기를 만들어가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특히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은 해당 내용이 소설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여기에 김독자와 소설 주인공 '유중혁' 등이 보여주는 '환장의 케미'도 재미를 더한다.


정체를 감춘 강자가 깨어난다

엄청난 실력을 가졌음에도 이를 숨긴 채 살아가는 이들을 흔히 '은둔 고수'라고 부른다. 개인적 사정으로, 또는 타의에 의해 실력을 숨기지만 결국 들키게 돼있다. 진정한 고수가 풍기는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웹툰에서 연재 중인 '용사고교 던전공략과', '요괴' 작품들은 은둔고수 주인공들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을 마음껏 쏟아내기 시작하며 펼쳐지는 통쾌한 모습들을 담아냈다.

카카오웹툰 연재작 '용사고교 던전공략과'/사진=네이버웹툰 제공
카카오웹툰 연재작 '용사고교 던전공략과'/사진=네이버웹툰 제공

먼저 용사고교 던전공략과는 우주에서 떨어진 이세계의 행성 파편이 지구와 융합해 괴물들이 나오는 던전이 생성됐다는 컨셉으로 시작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용사다. 주인공 유자룡은 아시아 최고의 모험가라 불렸던 '유성'의 아들이다. 그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고 있으나 과거 던전에서 얻은 독과 주변 인물들의 음해로 몰락하게 되자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 '밀수꾼'으로 활동한다. 그러던 중 엘리트 용사 육성기관 '용사고교' 학생을 만나며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용사고교 던전공략과는 가진 힘을 숨기고 살던 한 고등학생이 본격적으로 능력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강자라고 인식됐던 인물들이 주인공의 힘에 탄복하거나, 밀리는 장면을 연출해 쾌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탁월한 능력과 학습력 덕분에 끝을 모르고 강해지는 주인공을 보고 있자면 마치 웹툰 스크롤을 올리는 나도 힘이 생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카카오웹툰 연재작 '요괴'/사진=네이버웹툰 제공
카카오웹툰 연재작 '요괴'/사진=네이버웹툰 제공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인 '요괴'는 화려한 액션을 잘 담아낸 작화가 인상적이다. 특히 세상에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요괴 또한 사실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어 징그럽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스토리적인 측면도 눈에 띈다. 몸이 약해 왕따를 당하던 주인공이 사실은 '마족 왕자'였고, 반역을 일으켜 왕좌를 찬탈한 무리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또 할머니인 줄 알고 살아왔던 존재가 사실은 경호대장이었다는 점. 또 주인공을 죽이기 위해 마계에서 힘을 길러온 '챈'이 주인공 '하나로'를 지키기 위해 일생을 바치다 죽음을 맞이한 경호대장 '사나'의 아들이라는 설정도 재미를 더한다. 스토리 전개 또한 빠른 편으로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번 추천 웹툰 작품들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및 PC 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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