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승부 선택한 카트라이더:드리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길 걸어야 할 듯

#e스포츠로 게임 수명 늘리고 새 BM 찾아야


카트라이더:드리프트(드리프트)가 지난 12일 프리시즌을 시작으로 게이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바일과 PC,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전 세계인이 카트라이더를 즐기게 하겠다는 넥슨의 당찬 목표가 드디어 시작점에 올라선 것입니다.

신작이라고 하면, 초반에 현금을 왕창 쓰게 해 매출 순위를 높이면서 이슈몰이를 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드리프트는 잠잠합니다. 드리프트는 지금까지의 넥슨 게임과 다른 길을 걸을 모양입니다. 페이 투 윈(돈으로 아이템을 구매해 게임을 이기는 것)을 철저하게 배재하겠다는 '진짜' 각오가 엿보입니다.


드리프트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가 보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처음 게임으로 출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죠. 철저하게 플레이로만 게임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돈을 쓰는 것은 고작해야 캐릭터를 꾸미는 '스킨'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우려를 뒤로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는 10년 넘게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매출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철저하게 게임 내에서  '공정한 승부'를 내세웠고, 그 작전이 제대로 통한 것입니다.

드리프트의 모든 카트 성능은 동일하다/사진=이소라 기자
드리프트의 모든 카트 성능은 동일하다/사진=이소라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이처럼 무리한 과금 정책 없이 전세계인이 즐기는 게임으로 장수하고 있는 것은 e스포츠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10년 전부터 게임 '콘텐츠'에 관심을 가졌고, 공정한 승부를 모토로 하는 게임을 스포츠화하여 '콘텐츠'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가져간 것입니다.

드리프트도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진정한 승부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한국 게임사들이 시도했던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히 없애고, 모든 카트와 캐릭터의 능력치를 똑같이 만들었습니다. 오직 실력으로만 승부하라는, 넥슨의 묵직한 메시지가 보입니다.


넥슨, 드리프트 리그에 목숨 걸어야

드리프트는 레이서들의 진정한 승부를 보여주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확신이 들었습니다. 넥슨은 드리프트 e스포츠 리그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확신 말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이처럼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게임과 e스포츠 영역을 나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e스포츠를 게임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e스포츠에 엄청난 투자와 의지를 보였고 게임 개발자들 역시 e스포츠를 게임의 한 요소로 보고 개발에 몰두했죠.

게임이 출시되기도 전에 e스포츠 리그 운영 방안을 발표하는 조재윤 니트로 스튜디오 디렉터/사진=중계화면
게임이 출시되기도 전에 e스포츠 리그 운영 방안을 발표하는 조재윤 니트로 스튜디오 디렉터/사진=중계화면

드리프트 역시 진정한 승부를 모토로 삼은 만큼 넥슨은 e스포츠 리그가 곧 게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게임사가 라이엇 게임즈 정도의 의지가 없다면 e스포츠 리그는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게임의 인기가 뒷받침돼야 리그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출시부터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인기 있는 게임도 리그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게임의 인기는 필요요소지만, 필요충분요소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행히도 넥슨은 이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넥슨이 게임이 출시되기도 전에 e스포츠 리그 운영 방안을 발표한 것은 전례없던 일입니다. e스포츠를 잘되는 게임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생각하던 넥슨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프로화 위해 발 벗고 나서야

드리프트는 시작부터 카트라이더의 글로벌화가 목표였습니다. 한국의 국민 게임인 카트라이더를 전 세계인이 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넥슨의 당찬 포부였습니다.

글로벌 게임이 되려면, 그것도 '페이 투 윈' 없이 장수하는 게임이 되려면 e스포츠 리그도 글로벌로 뻗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내수 시장을 먼저 키우는 것은 물론, 동시에 해외에서도 드리프트의 지역 e스포츠 활성화를 빠르게 시작해야 합니다.

/사진=넥슨
/사진=넥슨

내수 시장은 철저하게 프로화를 목표로 뛰어야 합니다. 세계 e스포츠 흐름이 어떻든, 한국 e스포츠는 자본이 들어와야 성장하는 구조입니다. 넥슨은 드리프트 정규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빠르게 움직여 자국 리그의 프로화에 적극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드리프트가 서비스되는 전 지역에서 이벤트 형식으로라도 리그를 빠르게 조직화시켜야 합니다.

드리프트는 철저하게 리그 오브 레전드의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e스포츠 리그로 콘텐츠를 만들어 새로운 BM 모델을 보여주고,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제대회를 열게 된다면 드리프트는 한국 게임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 갈 수 있습니다.

카트라이더 리그 '레전드'였던 박인수와 이재혁은 "뉴욕 타임 스퀘어에서 드리프트 국제대회 결승전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들의 꿈이 이뤄지게 되기를, 누구보다 넥슨이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가능하도록 지금은 모두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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