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M 편집국
/사진=테크M 편집국

투자시장에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사들의 자금줄이 비쩍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이른바 '돈맥경화' 시대다.

다만 클라우드 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위기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클라우드 기술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가 귀해진 가운데에도 클라우드 업체들에겐 여전히 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NHN클라우드는 약 15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고, KT클라우드 또한 대규모 투자유치가 예정돼있다.


클라우드가 주목받는 이유

전세계적 감염병과 싸워온 지난 3년여간, 디지털전환(DT)은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기존 구축형(온프레미스)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일은 성공적 DT를 위한 첫 단추로 꼽혀왔다.

서버, 데이터베이스(DB) 등을 일일이 구축해야 했던 과거 방식과는 달리 클라우드는 IT 리소스 사용량에 따라 결제하는 '구독형' 모델이다. 쉽게 말해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필요한 만큼 리소스가 자동으로 늘어나는 '오토스케일링'으로 탄력성과 안정성을, 파편화된 데이터와 시스템을 통합해 효율성과 민첩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초기 DT가 단순히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리프트 앤 시프트' 방식에 그쳤다면, 현재는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빅데이터 등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클라우드 전환의 효과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클라우드가 DT를 위한 가장 핵심적 기술로 꼽히면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IT투자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에도 클라우드 시장 성장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콘' 등극한 NHN클라우드…다음 타자는 KT?

클라우드 투자의 신호탄을 쏜 건 지난해 4월 '홀로서기'에 나선 NHN클라우드다. 지난 26일 NHN클라우드는 IMM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카리테스 주식회사'로부터 약 1500억원(15%)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로 NHN클라우드는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무신사,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크래프톤,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등 국내 유망 기업을 초기 발굴한 대표 대체투자회사다. 현재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PEF), 인프라 투자 부문에서 약 7조원 규모 자산을 운용 중이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NHN클라우드가 대표적 투자처가 됐다.

NHN클라우드는 이번 투자로 확보한 재원을 전략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자스(XaaS)' 등 기술 연구개발(R&D) 강화 ▲공공시장 선두 유지 ▲민간시장 공략 ▲글로벌 사업 확대 ▲지역 거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업 본격화 등으로 성장세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KT클라우드 또한 대규모 투자유치가 예정돼있다. 지난해 12월 투자유치 본입찰은 이미 진행됐다. 여기에는 IMM크레딧솔루션(ICS),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KT클라우드는 이달 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 심화에 따라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오는 2월과 3월 중 계약을 마무리하고 투자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KT클라우드는 지분율 최대 20% 내에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판단하는 KT클라우드 기업가치가 최대 4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투자유치 금액은 최대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T클라우드 관계자는 "투자유치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투자과정이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 사항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지만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영역에서는 클라우드 네이티브가 필수적"이라며 "클라우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비교적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