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카카오가 지난해 나란히 역성장에 진입했다. 연간 매출은 각각 8조원, 7조원을 넘기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다. 올해도 경기 불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양사는 최근 챗GPT를 계기로 격해진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에 가세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냈음에도, 영업이익 하락을 면치못했다. 네이버·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8조2201억원, 7조107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각각 1조3047억원(1.6%↓), 5805억원(2.4%↓)으로, 같은 기간 소폭 하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불항을 타개할 카드로 '토종 AI'를 꺼내들었다. 양사는 글로벌 AI 학회에서 수십건의 연구 논문을 매년 발표할 정도로, 관련 기술 개발을 이어왔다. 올초부터 챗GPT 열풍이 달아오르자 해당 시장에 본격 뛰어들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다.
먼저 네이버는 주력 사업인 '서치플랫폼(검색)'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 챗GPT같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색 서비스 '서치 GPT'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베타 서비스를 오픈해 데이터를 모으고, 중장기적으로 정보성 검색에 넣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네이버 경영진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에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를 이용한 유료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클로바 케어콜, 클로바 광학문자기술(OCR) 등 기업간거래(B2B) 솔루션에 GPT 기술을 적용해 수익화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2021년 출시한 바 있다. 매개변수는 2040억개다. 네이버는 현재 생성AI 단점으로 꼽히는 최신성 부족, 한국어 정확성 저하 문제에 집중해 관련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 자체 기술로 실험, 개발 중인 상황이다.
카카오는 초거대 언어 모델을 자사가 제공하는 선물하기, 지도, 상거래, 택시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하겠다는 구상이다. 연구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코GPT'를 기반으로 버티컬(특화) 서비스를 선보인다. 챗봇, 소상공인·판매자 마케팅 등을 위한 AI 서비스에서 발전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비용 효율성이다. 코GPT의 매개변수는 60억개로, 경쟁사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장점을 지닌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챗봇 ‘조르디’가 개인화된 AI 비서 역할을 하거나 소상공인의 광고문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작성해줄 수 있다"라고 했다.
업계에선 결국 완성도를 높이는 쪽이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 기술은) 사용자의 의도를 해석할 수 있고, 그때그때 맞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높이는 한편, 이탈률을 낮추는데 기여해 마케팅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생성 AI 시장 규모는 2022년 101억 달러(12조 7714억 원)로 평가된다. 연평균 34.6%의 성장률을 보여 2030년에는 1093억 달러(138조 209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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