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포문을 연 '폴더블폰 전쟁'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6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개 브랜드에서 최소 37개 폴더블폰 모델이 출시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7개 브랜드에서 19개 모델이 출시돼 모델 수만 놓고 보면 2배 가까이 확장된 셈이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할 업체는 구글, 원플러스, 테크노 등이 꼽힌다.
올해 출시될 모델 중 20개는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와 같이 가로로 접히는 인폴딩 모델이며, 화웨이의 '메이트 Xs' 시리즈 같은 아웃폴딩 모델도 1종 선보일 전망이다. 또 '갤럭시 Z 플립' 시리즈와 같이 가로로 접히는 클램쉘 모델도 최소 16종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신무기 '갤럭시 Z 폴드·플립5' 전망은?
DSCC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생산량은 2000만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다른 모든 제조사를 합친 것보다 많은 1200만대의 폴더블폰을 출하한 바 있다. 올해 삼성전자는 출하량을 1500만대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최근 열린 'MWC 2023'에선 샤오미, 오포, 아너 등 여러 제조사들이 자사 폴더블폰을 선보이며 글로벌 출시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그동안 주로 중국 내수용으로 선보이던 폴더블폰이 유럽을 시작으로 시장 확장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5'와 '갤럭시 Z 플립5'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폴더블폰 기술 혁신을 이끌어온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에서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Z 폴드5는 접었을 때 틈이 생기지 않은 물방울 힌지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방울 힌지는 앞서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이 먼저 도입했으나, 먼지 이입 등에 의한 내구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삼성전자는 이런 힌지 내구성과 신뢰성에 대한 최종 테스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Z 플립5는 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를 대폭 키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오포가 선보인 '오포 파인드 N2 플립'이 현행 클램쉘형 폴더블폰 중 가장 큰 3.26인치 외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 Z 플립5는 전면을 거의 가득 채운 3.3~4인치 크기의 외부 디스플레이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쟁사 진입 "웰컴"…삼성의 이유있는 자신감
여러 제조사의 폴더블폰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삼성전자의 우위가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Z 폴드4·플립4' 모델을 글로벌 130여개국에 출시한 바 있다. 이 정도 규모의 폴더블폰을 글로벌 무대에 선보인 건 삼성이 유일하다. 그만큼 검증된 기술력과 완성도를 가진 제품일 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을 강화한 만큼, 타 제조사들이 단기간에 추격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개발을 총괄하는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MWC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제조사나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 "환영할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러 제조사 제품이 출시됨에 따라 기존 바(bar)형 스마트폰과는 다른 폴더블폰의 독특한 사용성을 더 많은 사용자들이 경험해볼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폴더블폰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그동안 기술 혁신을 주도한 삼성전자가 결국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것이란 자신감도 의미한다.
그는 "애플이 시장에 들어온다면 폴더블폰의 가치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환영한다"며 "폴더블폰은 기존 바(bar) 타입 스마트폰에 비해 여러 기술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혁신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삼성이 폴더블 카테고리를 처음 만들어냈고, 기술 혁신과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에 최적화된 운영체제(OS), 애플리케이션 등을 리드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들어와 시장이 커진다면 폴더블폰 만의 유니크한 경험을 더 많은 이들이 체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좋은 현상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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