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 인터뷰
여행·교육·문화, 한류 종합 플랫폼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스타트업의 겨울'이 도래했다.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기초체력을 길러내는 일이 중요하다. 기술은 가장 튼튼한 체력이자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가기 위한 원동력이다. 미래의 유니콘을 꿈꾸며, 튼튼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테크M이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우리나라에 자유관광으로 온 외국인 여행객들이 필수로 켜는 앱이 있다. 바로 크리에이트립이다. 크리에이트립은 틀에 박힌 관광 코스를 벗어나 요즘 한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명소와 맛집, 놀거리를 추천해주는 여행 정보 플랫폼이다. 헤어샵, 병원, 액티비티, 콘서트 등 예약도 중개한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최근 테크M과 인터뷰에서 "한류 여행계 '네이버'를 꿈꾼다"라며 "한국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한류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고 관련 상품을 사러 크리에이트립을 방문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오는 여행객이 모든 것을 우리 플랫폼에서 해결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디디다 컴퍼니 제작
/그래픽=디디다 컴퍼니 제작

크리에이트립은 2016년 자유여행을 하는 외국인을 위한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크리에이트립의 차별점은 한국인들만 알 법한 트렌디한 장소와 놀이를 외국인들에게 알려주는 데 있다. 여행안내문이나 책자 등이 현재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유행이 지났거나 외국인들 사이에서만 인기 있는 곳들을 소개하는 것과 달리, 크리에이트립은 현재 한국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시와 카페·식당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임 대표는 크리에이트립을 '진짜 한국'을 보여주는 종합 플랫폼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현지 인기 상승에 발맞춰 ▲여행(예약 및 정보 제공) ▲쇼핑(구매 대행·역직구) ▲콘텐츠(뉴스, 문화 등) ▲유학(어학당)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크리에이트립 이용자는 콘텐츠를 보고 여행지를 정하고,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BTS)' 등 K콘텐츠 열풍으로 늘어난 어학연수 수요도 흡수하고 있다.

그 결과 크리에이트립은 한류 종합 플랫폼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크리에에트립은 현재 영어와 중국어, 광동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6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대만과 홍콩 등 중화권의 인기가 뜨겁다. 올해는 여행 서비스 1위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크리에이트립, 120만 한류팬 사로잡다

크리에이트립은 실시간으로 한국 소식을 접하고 드라마, 예능을 보며 쇼핑 하는 한류팬들을 겨냥했다. 임 대표는 "외국인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한국의 트렌드를 경험하기 위해서"라며 "트렌드는 다양한 범주로 나뉜다. 여행·관광 뿐만 아니라 화장, 헤어, 뷰티 시술 등도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실제 크리에이트립 여행 페이지에서는 여행 및 관광 상품뿐만 아니라 사진관, 미용실, 병원(피부과, 치과) 등 한국 사람들이 일상에서 이용할 법한 브랜드와 서비스들이 소개된다. 카페와 음식점 또한 전통적인 관광 상권에 머무르지 않는다. 연남, 성수 등 요즘 한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트렌디한 상권의 정보를 발빠르게 제공한다. 임 대표는 "한국 사람처럼 스타일링하고, 셀프 사진관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경험이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 /사진=이영아 기자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 /사진=이영아 기자

외국인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요즘 한국'을 보여주면서 크리에이트립은 월 120만명 넘는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용자 분포도 중화권 40%, 북미 등 영어권 25%, 일본 20% 순으로 다양하다. 임 대표는 "중국 비중이 높은 것은 중화권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창업 당시, 매년 20% 가량 늘어나는 중화권의 한국 자유여행 시장에 집중했다. 중국어, 광둥어 등 중화권 언어로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대만에서 대박이 났다"라고 했다.

대만에서 크리에이트립은 한국 관광의 필수앱으로 불린다. 임 대표가 크리에이트립을 선보일 당시만 해도, 번체자로 된 한국 여행 정보가 드물었다. 한국의 여행, 문화 정보를 발빠르게 번체자로 전하는 크리에이트립이 빠르게 입소문이 난 이유다. 이러한 인기는 유사 문화권인 일본까지 확장됐다. 

임 대표는 "대만과 일본에서 인기를 얻으니 자연스레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었다"라며 "동시에 방탄소년단(BTS),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 바람이 불자, 서비스 확장에 가속도가 붙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국적이 달라도 한류에 대한 인식이나, 좋아하는 지점이 비슷하다"라고 덧붙였다.


금융 서비스 확장, 종합 플랫폼 도약

시장 상황에 맞춰 발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해온 것도 크리에이트립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막혔을 땐 역직구(해외 소비자가 국내 상품을 전자상거래로 구매하는 것) 커머스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한국에서 인기있는 패션 브랜드 위주로 꾸렸다.

올해는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하늘길이 다시 열리고 있는 만큼, 주력 사업인 여행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임 대표는 "20대, 30대, 40대 등 전 연령층에서 소구되는 여행 콘텐츠를 갖췄다. 소위 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꽉 잡은 것"이라고 했다. 크리에이트립은 7년의 업력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쌓아왔는데, 올해는 이용자가 직접 만든 콘텐츠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커뮤니티를 4월 중 오픈 예정이다.

크리에이트립
크리에이트립

사업다각화는 탄탄한 비즈니스모델(BM)로도 연결됐다. 크리에이트립은 여행과 유학(어학당) 카테고리에서 중개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 특히 유학분야는 결제 단가가 높다는 장점도 지닌다. 커머스로는 상품 판매 마진을 남기고 있다. 역직구는 중화권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업체와 격차를 벌려 1위 플랫폼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게 회사 측의 목표다. 올해는 환전, 보험, 선불카드 등 여행 관련 금융 서비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먹고 쇼핑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모두 제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임 대표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하는 소비 흐름을 전부 점유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2월에 환전 서비스를 열었고, 3월엔 보험, 4월엔 선불카드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론 '한류 종합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임 대표는 "크리에이트립은 한류계의 네이버로 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0년 대비 2021년에 거래액 자체가 18배 늘었다. 주력 사업인 여행 분야가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서 내놓은 결과라 고무적으로 본다"라며 "현재 20%가량 열린 해외여행 빗장이 완전히 풀리면 성장이 엄청날 것으로 기대한다. 한류의 '라이프 사이클'을 담는 플랫폼으로 자신있게 가겠다"라고 전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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