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넥슨이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뛰어든다. 그동안 회사 내부에서 준비해온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글로벌 무대에 알리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3에 참여한 것.
이날 처음 공개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게임 내 아이템과 캐릭터를 대체불가능한토큰(NFT)으로 게임 외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게임의 경계를 2차 창작 등 다양한 파생 활동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장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넥슨의 게임코인 발행 계획도 최초 공개됐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 활용되는 자체 코인을 발행해 게이머들의 생태계 기여도에 따라 코인을 나눠주겠다는 계획이다.
20년 장기 흥행 '메이플'의 비결은 '리워드 경험'
2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GDC 2023에서 황선영 넥슨 그룹장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블록체인을 통한 핵심 MMORPG 경험의 완성'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황 그룹장은 지난 2003년 출시 이후 20년간 이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메이플스토리의 성공 비결로 '리워드 경험(Reward Experience)'을 제시했다. 아이템 가치가 유동적인 온라인게임에서 대규모 게이머들에게 안정감 있게 게임 아이템을 제공하고 '리워드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아이템 사용처의 확장, 그리고 게임 내 자동 봇들을 단속하는 등의 활동으로 게임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메이플스토리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 1억8000만명을 달성했고, 이 가운데 10년 이상 플레이한 이용자가 5000만명을 넘어섰다. 게임처럼 기술과 유행에 민감한 산업에서 이처럼 장기 지속성을 지닌다는 것은 눈에 띄는 성과라는 것이 황 그룹장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 확장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결정했다. 더 많은 '리워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더 빨리, 더 많은 업데이트가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 개발팀을 무한정 확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
블록체인 기술로 '리워드 경험' 확장...게이머와 함께 메이플 만든다
그래서 접목하는 기술이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 위로 메이플스토리를 옮겨 모든 아이템을 NFT화 가능한 환경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다.
그는 "팬들에 의해 생겨나는 파생활동을 즐기는 것도 게임 플레이의 연장선으로 역할을 한다"며 "캐릭터나 장비 등 게임 플레이로 만들어진 아이템이 NFT화 되어 게임 밖으로 사용처를 확장해 2차 창작, 파생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파생활동에 사용 가능한 환경을 만들면, 아이템의 가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존 온라인게임의 경우 일반적으로 게임 아이템이 플레이어 기준으로 생성되고 주어져 무한히 생성될 수 있는 구조로 희귀도를 관리하기가 어렵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서버 전체 단위로 총량을 정해두고 게임 아이템의 발행량을 제어하면서도 블록체인 위에서 이를 투명하고 명확하게 구현하겠다는 것이 황 그룹장의 설명이다.
이처럼 게임사가 주도적으로 개발해오는 게임의 경계를 넘어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참여하는 더 넓은 세상으로서 설계 중인 프로젝트가 바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인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N 시작으로 NFT 활용도 늘린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MMORPG 게임을 포함해 IP를 공유하는 다양한 게임과 애플리케이션들이 NFT를 상호 활용하고 공유하는 가상세계다. 이 중 첫 핵심 프로젝트는 '메이플스토리 N'이다. 기존 원작 메이플스토리에 NFT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PC MMORPG다.
게임 플레이를 통한 아이템을 NFT화해 플레이어가 디지털 소유권을 갖고 자유로운 거래 및 이전이 가능한 구조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NFT 아이템은 저마다 고유의 기능과 희귀도를 확보해 더욱 진보된 '리워드 경험'의 재미와 성장 체감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NFT가 널리 활용되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철학을 구현하고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코어 게임과 애플리케이션도 순차 선보인다. 메이플스토리 NFT를 모바일 플랫폼에 즐길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을 비롯해 크리에이터 혹은 플레이어 양쪽의 역할로 참여해 보유한 NFT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월드', 메이플스토리 및 외부 NFT까지 연동해 참신한 아이디어로 각종 응용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할 수 있는 개발 도구인 '메이플스토리 N SDK'도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메이플스토리 N SDK'를 활용하면 외부 유명 NFT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안에서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 NFT도 게임 캐릭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드디어 공개...'메이플 코인' 나온다
아울러 황 그룹장은 메일스토리 유니버스에서 활용될 자체코인 발행 계획도 전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생태계를 키워 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생적으로 지속 가능하도록, 넥슨은 각 주체들의 활동에 대해 기여를 측정하고 자체 발행 예정인 코인을 통해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부여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안에서 개발진은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크리에이터는 각자의 파생 활동을 통해 NFT 생태계에의 사용처 확장에 기여하고 수익을 나누게 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 만들어진 NFT가 게임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되는 것이 목표다.
황 그룹장은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메이플스토리 NFT가 진출하고, 다른 NFT 프로젝트들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안으로 들어오면서
서로 융합되는 것이 궁극적인 비전"이라며 "이후에는 넥슨의 다른 유명 IP를 중심으로 또 다른 유니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확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미국)=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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