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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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이 급감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올해 반등할 수 있을까. 가상자산 시장 약세를 의미하는 '크립토윈터'가 지속되면서 오히려 지난해보다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줄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거래수수료 의존도를 줄이고, 새 먹거리를 찾아야 크립토윈터라는 보릿고래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 급감한 업비트·빗썸, 올해는 더 힘들다

4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해 매출 1조2492억원, 영업이익 81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66.2%, 75.2% 감소한 수치다. 아울러 빗썸도 지난해 매출 3201억원, 영업이익 163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8.3%, 79.1% 감소했다. 지난해 시작된 크립토윈터에 직격타를 맞은 모습이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캐리커쳐=디미닛
이석우 두나무 대표/캐리커쳐=디미닛

게다가 올해도 크립토윈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업비트와 빗썸 모두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5일까지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대금의 합은 5조6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대금의 합인 29조4325억원에서 약 80%나 감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60% 가량 하락하는 동안 거래량 감소율은 이보다 훨씬 더 높았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금리가 인상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사흘(4월 1일~4월 3일) 일일 거래대금의 합은 약 1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약 38조2000억원) 71.2% 급감했다. 거래량 감소 추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보릿고개 넘을 새 먹거리...NFT와 지갑으로 넘을까

주요 수익원인 거래수수료가 감소하는 가운데, 업비트와 빗썸은 새 먹거리를 찾느라 분주하다. 업비트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하이브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JV) 레벨스를 통해 NFT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레벨스 제공
/ 사진=레벨스 제공

특히 레벨스는 세븐틴 NFT(테이크) 발매 이후 한달 동안 모먼티카 신규 가입자가 전월 동기 대비 55% 증가하고 글로벌 회원 비율은 60%를 넘어서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모먼티카 내 세븐틴의 팔로워와 홀더(테이크 소유자)는 발매 전 대비 각각 3배, 4배 증가했으며, 모먼티카 신규 가입자의 경우 3월 23일 기준 전월 동기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글로벌 회원 비율 역시 60% 수준으로 절반을 넘어선 가운데, 이 중 일본 회원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성장하여 34%를 차지했다.

/ 사진=로똔다 제공
/ 사진=로똔다 제공

빗썸은 지난 2월 가상자산 지갑 '부리또'를 출시하고 지갑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빗썸 부리또 월렛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클레이튼, 솔라나, 폴리곤, 캐스퍼네트워크 등 총 7개의 메인넷을 지원하는 멀티체인 지갑으로, 1300개 이상의 토큰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크레디트 스위스(CS) 사태까지 글로벌 금융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부리또의 송금건수가 3월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 부리또 월렛의 거래 데이터 분석 결과, SVB 파산 소식이 전해진 3월 2주차 가상 자산 송금 건수는 전주 대비 4배 이상 증가했으며, 3주차와 4주차에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에 있다. 특히, SVB 파산 소식이 전해진 3월 10일에는 3월 1주차 일 평균 송금 건수 대비 9배 이상 올랐다.

다만 두나무의 레벨스와 빗썸의 부리또 모두 큰 수익을 내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FT 판매와 지갑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업비트와 빗썸의 고군분투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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