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등장으로 촉발된 '인공지능(AI) 전쟁'이 초거대 AI 모델에서 'AI 전용칩' 승부로 확전되고 있다.
24일 테크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구글은 AI 전용칩을 만드는 엔지니어링 팀을 구글 클라우드로 옮겼다. 해당 매체는 이를 두고 구글이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기업에 판매할 때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경쟁에서 더 경쟁력 있게 만들기 위함이라 설명했다.
'생성형AI+클라우드' 서비스 경쟁 가속화
최근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거액을 투자한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챗GPT'가 사용자 1억명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대응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통합하며 구글의 검색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은 검색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도 챗GPT 기술을 도입해 언어 이해, 이미지 분석, 감정 분석 등의 다양한 AI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챗GPT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접목하려는 많은 기업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최근 클라우드 시장의 선두주자 AWS 역시 기업들이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신 도구인 '아마존 베드락'(Amazon Bedrock)을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AWS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상에서 생성형 AI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비용…해결책은 '전용칩'
빅테크의 AI 경쟁은 클라우드를 거쳐 AI 전용칩 경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현재 생성형 AI의 방대한 데이터 학습과 추론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챗GPT의 경우 하루 운영비용만 70만달러(약 9억3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선 앞으로 생성형 AI에 특화된 전용칩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도 오픈AI와 손잡고 AI 전용칩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부터 AI 전용칩을 개발해왔으며, 현재 오픈AI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칩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역시 최근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자사의 슈퍼컴퓨터 'TPU v4'를 공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슈퍼컴퓨터에는 구글의 텐서프로세싱유닛(TPU) 4000개 이상을 탑재하고 있다. 구글 측은 TPU v4가 AI 학습에 주로 사용되는 엔비디아 'A100'보다 1.2~1.7배 빠르고 전력 효율은 1.3~1.9배 뛰어나다고 자랑했다.
아마존도 ML 모델 학습에 특화된 트레이니움(Tranium)과 AI 추론을 위한 인퍼런시아(Inferentia) 등 자체 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마존은 생성형 AI를 위한 가장 비용 효율적인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췄다고 자신하며 자체 칩 기반의 새로운 인스턴스인 'Trn1n'과 'Inf2'를 선보였다. 이 인스턴스는 기존보다 더 큰 네트워크 대역폭과 낮은 지연시간, 높은 성능과 데이터 처리량 등을 제공한다.
한국 기업들도 전용칩 마련 박차
빅테크들이 AI 서비스 기반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도 AI 자체칩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아톰'을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 리벨리온은 최근 글로벌 벤치마크 대회 '엠엘펄프(MLPerf)TM(v3.0)'에서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기업이 제작한 칩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비디아 A100 대비 전력 소비량을 20% 줄이고, 언어·비전모델 성능 측면에서도 동급 GPU 대비 각각 1.5~2배, 1.4~3배 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스핀오프 기업인 사피온은 연내 신형 AI 반도체 'X330'을 출시할 예정이다. X330은 챗GPT와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을 지원하는 전용칩으로, 기존 'X220'에 비해 성능을 4배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국내 클라우드 기업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퓨리오사AI와, 네이버클라우드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AI 전용칩 기술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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