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가상자산 동향
지난달 가상자산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비트코인은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4000만원대를 돌파했지만 추가 금리인상 우려에 비트코인은 한때 360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다만 이후 반등해 3900만원대를 회복했다. 아울러 70만원대를 돌파했던 이더리움도 250만원대로 내려앉았고, 리플 역시 고점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이달 2일부터 3일(현지시간)까지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FOMC에서 결정되는 금리에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승장 온줄 알았는데...비트코인 다시 3900만원대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며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전월 동시간 대비 4.38% 상승한 개당 3917만3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거란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57.7%,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인상)' 확률은 42.3%로 분석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나스닥 상장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해 화제되기도 했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4일까지 평단가 2만8016달러(약 3694만원)에 1045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2930만달러(약 386억원) 규모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평단가 2만9803달러(약 3929만원)에 약 41억7000만달러(약 5조4993억원) 상당인 14만비트코인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5.1%를 하회하는 것은 물론, 전월(6% 상승) 보다 낮은 수치다. 지난 2016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CPI 월간 상승률은 0.1%를 기록, 시장 예상치(0.2%)를 하회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6% 상승, 시장 예상치인 5.6% 상승과 부합했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4000만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같은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가격 하락의 단초가 된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재정 여건이 크게 긴축되지 않았고, 고용시장은 여전히 강하고 타이트한 상태"라며 "인플레이션도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향후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영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 어두워졌다. 전달(2월 10.4%)보다는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9.8%와 BOE 전망치 9.2%를 크게 상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자 시장에서는 영란은행(BOE)가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추측 중이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이다.
또 오는 2~3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높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오는 5월 FOMC에서 Fed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88%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동결 가능성은 12%로 전주 대비 크게 하락했다. 이같은 겹악재에 비트코인 가격은 3600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다만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반등에 성공, 3900만원대를 회복했다. 업계는 은행권 위기론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전통 금융권과 반대구도에 서있는 가상자산 시장을 '피난처'로 인식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이후 미국 은행권으로 위기가 확산되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인식, 매수세가 유입된 바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힘을 보탰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연구원은 "이른바 가상자산의 겨울은 끝났다"며 "우리는 2024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그레이드보단 금리...상승세 꺾인 이더리움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4.28% 상승한 개당 250만9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샤펠라(상하이+카펠라)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이더리움은 강세를 보였다. 또 지난달 13일 7시 27분경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진행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샤펠라 업그레이드는 지분증명(PoS) 이후 진행된 첫번째 이더리움 업데이트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용자는 이더리움 비콘체인에 예치(스테이킹)했던 자산을 인출(언스테이킹)할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는 샤펠라 업그레이드 이후 대량 인출이 발생,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총 예치된 이더리움 대비 인출요청 비율은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킹을 이어가려는 수요가 크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새롭게 스테이킹 된 이더리움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더리움은 업그레이드 이후 27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이더리움도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금리인상 우려로 인해 하락했다. 한떄 250만원대 밑으로 밀리기도 했다. 다만 비트코인 반등에 이더리움도 250만원대를 회복했다.
우하향 곡선 그리는 리플...소송 결과는 언제 나오나
반면 리플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10.87% 하락한 개당 631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700원대에 거래됐던 리플은 반등 없이 꾸준히 하락한 모습이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이어오고 있는 소송의 약식판결이 지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SEC는 리플 발행사 리플랩스가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약 3년간 지리한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판결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제레미 호건 미국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는 "리플과 SEC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은 담당 판사인 아날리사 토레스가 지난 2018년 중반 이전 거래만이 '증권 거래'라고 판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소송 약식재판 결과가 나오더라도 SEC가 항소하고 대법원까지 사건이 올라갈 경우 최종 판결까지 4~5년 정도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친 리플 성향을 띄는 존 디튼 변호사는 "만약 리플이 미등록 증권 소송에서 패소한다면 SEC가 더 공격적으로 규제에 나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SEC는 승소시 규제 정당성을 확보하는 만큼, 지금보다 많은 규제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리플이 승소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리플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존 디튼 미국 변호사는 "다수의 판사가 네 가지 사레를 들어 SEC 주장이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첫째는 리플 소송 판사가 SEC가 법을 충실히 준수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던점, 둘째는 LBRY와 SEC 소송 판사가 규제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증권 규제 당국을 비난했던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셋째로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BTC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와 관련한 소송에서 판사가 규제 당국의 주장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점, 넷째로 보이저 소송 담당 판사가 SEC 윤리와 행동에 대해 폭로한 것등이다"라고 덧붙였다.
SEC 측은 여전히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상자산은 증권처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은 명확하다"며 "증권 거래소나 중개인, 교환소, 딜러라면 누구나 규정을 준수하고, 등록하고, 이해 상충 문제를 처리하고, 중요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0.4% 하락한 개당 298.6원에 거래됐다. 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월 동시간 대비 1.28% 하락한 개당 5만3800원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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