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셋째 주 가상자산 시장 동향
가상자산 시장에 '봄볕'이 들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에도 비트코인은 여전히 강세를, 이더리움은 '샤펠라' 업그레이드 이후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다만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해킹 사고로 다소 냉랭한 분위기로 보인다. 지난 9일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이 해킹으로 약 18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4000만원대 넘보는 비트코인, 불확실성은 '여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주 동시간 대비 7.51% 상승한 3976만2000원에 거래됐다. 미국 3월 CPI 발표를 앞두고 4000만원대를 돌파한 후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이 상승기류를 탄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완화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시장 내 기대감이 깔려있다. 실제로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5.1%를 하회하는 것은 물론, 전월(6% 상승) 보다 낮은 수치다.
지난 2016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CPI 월간 상승률은 0.1%를 기록, 시장 예상치(0.2%)를 하회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6% 상승, 시장 예상치인 5.6% 상승과 부합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상승 여력이 향후에도 충분하다고 분석 중이다. 제임스 래비시 비트코인오퍼튜니티펀드 매니징 파트너는 "3만달러 중후반대까지 무난히 상승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추측이 비트코인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상징적 가격인 3만달러를 넘으며 순풍이 불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은행권 위기가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알렉스 아델만 롤리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이 불확실하자 비트코인을 안식처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엔 이르고, 오히려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침체를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완만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Fed 연구원들은 "미국 은행권 위기 여파로 하반기부터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에 접어들고 2년 뒤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Fed이사회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지만 통제할 수 있는 범위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5월 FOMC에서 Fed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을 단행할 가능성을 72%로 분석 중이다. 금리인상에 나설 확률을 66.2%로 분석 중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22.5%다.
강세 보이는 이더리움, 소송에 발목 잡힌 리플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10.96% 상승한 개당 274만2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3일 7시 27분경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샤펠라(상하이+카펠라) 업그레이드가 진행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샤펠라 업그레이드는 지분증명(PoS) 이후 진행된 첫번째 이더리움 업데이트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용자는 이더리움 비콘체인에 예치(스테이킹)했던 자산을 인출(언스테이킹)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샤펠라 이후 이더리움 가격이 약세를 보일 거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는 우상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0.73% 상승한 개당 683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모두 상승세를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리플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이어오고 있는 소송의 약식판결이 지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SEC는 리플 발행사 리플랩스가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약 3년간 지리한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다.
이같은 소송 결과는 올해 상반기 혹은 4월 말께 나올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리플랩스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중이다. 리플랩스 측은 "코인 발행 시 SEC 지침을 모두 따랐다"며 "증권인지 판단할 기준을 전혀 제시받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10.59% 상승한 개당 361.2원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주 동시간 대비 7.28% 상승한 5만8150원에 거래됐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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