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가상자산 동향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비트코인 가격이 한달새 11% 상승했다.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하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가격은 4000만원대에 올라선 이후 1주일 넘게 횡보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 리플 등을 비롯한 알트코인들은 상승폭이 작았다. 리플의 경우 8% 이상 하락한 모습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가상자산들은 적게는 10%, 많게는 20% 이상 하락했다.


한달새 11% 껑충...3만달러 유지하는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11.53% 상승한 개당 4056만9000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3500만원선이 붕괴되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지난달 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의원에서도 부채한도 상향 조정 합의안이 통과되면서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해소됐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기소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요동쳤다. SEC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가 증권성이 있는 가상자산의 거래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SEC는 ▲바이낸스코인(BNB) ▲바이낸스USD(BUSD) ▲솔(SOL) ▲에이다(ADA) ▲매틱(MATIC) ▲파일(FIL) ▲아톰(ATOM) ▲샌드(SAND) ▲마나(MANA) ▲알고(ALGO) ▲액시(AXS) ▲코티(COTI) ▲니어(NEAR) ▲칠리즈(CHZ) ▲플로우(FLOW) ▲인터넷컴퓨터(ICP) ▲보이저(VGX) ▲대시(DASH) ▲ 넥소(NEXO) 등을 증권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공식 성명을 통해 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1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지만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10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 멈춰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를 유지했지만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해 한때 3200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반전은 지난달 15일 일어났다. 블랙록이 SEC에 현물 기반 비트코인 ETF 'iShares Bitcoin Trust' 출시 신청서를 제출한 것. 서류에 따르면 코인베이스가 커스터디를 맡게된다. 업계선 지금까지 SEC가 모든 현물 기반 비트코인 ETF 출시 신청을 반려했으나, 운용자산(AUM) 규모 10조달러 이상인 블랙록의 신청서는 외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가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기반 ETF 출시를 SEC에 신청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랙록은 ETF 출시 신청에서 반려된 적이 거의 없다. 지금까지 출시 승인을 신청한 576건 중 575 건이 SEC로부터 통과됐다. 블랙록의 움직임은 비트코인 ETF 출시 경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낙관론을 재점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달 23일 두달만에 3만달러대를 회복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주일 이상 4000만원대를 지키며 횡보 중이다. 업계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동결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승인 신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일부 가상자산에 대한 증권성 판단에 따른 비트코인 투자 선호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승인 신청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비트와이즈, 발키리 등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블랙록에 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승인 신청하는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연쇄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면서 비트코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과 상관관계 낮아지는 이더리움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2.83% 상승한 개당 257만6000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대비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의 상관관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카이코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지난 30일간 누적 상관관계가 78%를 기록,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80%를 하회했다"고 전했다. 상관관계가 하락했다는 것은 서로 의존도가 낮아진다는 것을 나타내며, 가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은 탈중앙화에 대한 판단도 비트코인과 엇갈리는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JP모건 전략가 니콜라스 파니지르초글루가 "미국 의회가 이더리움 같은 충분히 탈중앙화된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고 '기타' 카테고리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이더리움을 비트코인처럼 상품으로 분류하거나 증권보다는 규제가 덜 부담스러운 기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기타 카테고리는 상품보다는 규제 및 투자자 보호 기준이 높지만 증권보다는 덜 부담스럽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목요일 메모에서 설명했다.

다만 이더리움의 인기는 여전한 모습이다.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이더리움(비콘체인)에 예치된 자산 규모가 2300만이더리움을 돌파했다. 이는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19.45%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383만이더리움이 순유입됐다.

아울러 지난달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설립자는 블로그에 3가지 전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각각 레이어2 확장 전환(모든 사용자가 롤업으로 이동), 지갑 보안 전환(모든 사용자가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으로 이동), 프라이버시 전환(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며 자금 이체를 할 수 있는지)이다. 첫번째가 없다면 트랜잭션당 3.75달러의 수수료가 들기 때문에 실패하고, 두번째가 없다면 자금을 보관하는 것을 불편해해 모두가 중앙화거래소(CEX)로 이동할 것이기 때문에 실패하고, 세번째가 없다면 모든 트랜잭션을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실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승에도 급락한 리플

반면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8.69% 하락한 개당 630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상승하는 동안 리플 가격은 오히려 하락한 것. 지난달 초 리플은 리플랩스와 SEC 간의 소송이 곧 끝날거란 기대감에 10%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하락할 때 홀로 700원대을 돌파하며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달 2일 빗썸 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SEC와 진행 중인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에서 리플이 완전 승소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다만 리플 랩스가 패소하더라도 리플이 미국 내 유통시장에서 퇴출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우선 SEC가 과거 LBRY 등에 비슷한 혐의로 소를 제기했을 때, 피고측은 벌금형만 부과받았을 뿐 사법부로부터 상장폐지 의무를 부과받지는 않았다. 또 SEC는 소 제기 당시부터 청구취지에 리플의 '상장폐지'를 법원에 요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또 지난달 5일 리플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미국 변호사 존 디튼은 굿모닝 크립토 팟 캐스트에 출연해 "리플랩스와 SEC 간 소송에서 리플이 승리할 확률은 25%이며, SEC가 승소할 확률은 3% 미만" 이라고 전했다. 그는 "분할 판결을 통해 리플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확률은 50%다. 이는 2018년 이전 리플 거래만 증권에 해당된다고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에 리플은 지난달 중순까지 700원대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외신에 따르면, 330만달러 이상 리플을 보유하고 있는 지갑 수가 473개로 늘어나는 등 리플 고래 주소 수가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자산 고래 지갑 관련 데이터 플랫폼 리치 리스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10~50만리플을 보유한 주소는 지난해 11월부터 보유량을 늘리고 있고, 100~500만리플을 보유한 주소들도 유사한 매집 양상을 보였다.

더불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SEC가 지난 2018년 야후 마켓 서밋에서 진행된 윌리엄 힌먼 전 SEC 기업금융국장의 연설을 공개한 이후 리플 가격은 한때 730원대까지 치솟았다. 해당 연설문에서 힌먼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및 탈중앙화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 이더리움 관련 거래는 증권 거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힌먼 전 SEC 기업금융국장은 SEC와 리플 간의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 관련 핵심 인물로 꼽힌다. 리플은 힌먼 연설을 근거로 이더리움이 증권이 아니듯 리플도 증권일 수 없다'는 방어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연설문 공개 이후 리플 가격은 급락, 닷새 연속 하락해 600원대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이처럼 리플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소송이 곧 끝날거란 전망이 또 다시 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SEC 샌프란시스코 지역 책임자를 역임한 전 SEC 소속 변호사 마크 파겔이 "SEC와 리플의 소송은 수일 내에 판결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10% 하락은 기본...급락하는 토종코인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토종코인 하락폭은 훨씬 더 컸다.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11.61% 하락한 개당 219.2원에 거래됐다. 클레이는 지난달 내내 별다른 소식 없이 꾸준히 하락했다. 클레이튼 재단이 클레이튼 메인넷 레이어2 연구를 시작했지만 클레이 가격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클레이 차트 / 사진=빗썸
클레이 차트 / 사진=빗썸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핀시아'도 전월 동시간 대비 18.68% 하락한 개당 3만9650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30일 핀시아 재단은 가상자산 '링크'의 이름을 '핀시아'로 리브랜딩했다고 전했다. 핀시아 재단은 라인의 블록체인 자회사 라인테크플러스가 글로벌 웹3.0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 3월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핀시아 가격은 리브랜딩에도 불구하고 20% 가까이 하락했다.  

핀시아 차트 / 사진=빗썸
핀시아 차트 / 사진=빗썸

아울러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는 전월 동시간 대비 20.13% 하락한 개당 845원에 거래됐다. 위믹스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진 '김남국 의원 코인투자 사태'에 휩쓸리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30일 검찰이 위메이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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