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배달의민족은 '산토끼' 잡으러 나섰다
2, 3위 요기요-쿠팡이츠는 집토끼 단속이 우선
'팬데믹 시기의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 속에서 배달앱 업계가 각자의 특성을 내세워 이용자 쟁탈전에 나선다.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은 알뜰배달 확대와 함께 할인 프로모션으로 고객 확장에 나섰다. 2·3위 업체인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충성 사용자를 확대하기 위해 배달료 구독과 멤버십 할인을 내세웠다.
23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이용자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 iOS+안드로이드)는 1954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각각 668만명, 303만명을 기록했다. 최소 3배에서 최대 6배까지 차이가 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4월 각 배달 플랫폼 이용자 수는 배달의민족 2019만명, 요기요 795만명,쿠팡이츠 506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순으로 충성고객이 두터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장 조사 기관 오픈서베이 측은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를 통해 "배달의민족이 인지도 및 이용 경험, 주 이용률에서 모두 압도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응답자는 주 이용 플랫폼으로 배달의민족(65.4%), 요기요(16.3%), 쿠팡이츠(5.9%) 등을 꼽았다. 요기요(78.8%)와 쿠팡이츠(77.5%)는 높은 인지도 대비 구매 전환율이 낮았다.
이에 따라 업체별 생존 전략이 나뉘는 모양새다.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은 산토끼(신규 사용자)와 집토끼(기존 사용자)를 아우르는 전략으로, 2·3위 사업자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집토끼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멤버십(구독) 전략을 택했다.
먼저 배달의민족은 올해 신사업 알뜰배달과 퀵커머스(15~30분 내 상품 배송) 확장에 나서고 있다. 동선이 비슷한 배달의 경우 여러 건 묶어서 배달하는 알뜰배달은 서울 관악구와 인천 연수구, 경기 군포시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송파·강남·강동·영등포·구로 등 10개 자치구로 확대,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더불어 생필품 장보기 퀵커머스 'B마트'와 일반 상인 입점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배민스토어' 등에 입점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배달의민족은 충성고객을 잡기 위한 쿠폰 프로모션도 적극적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무제한 3000원 쿠폰을 제공한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 지역 최대 9000원까지 중복할인이 가능한 쿠폰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배민1 한집배달, 알뜰배달 등 서비스별로 1000~3000원 할인 쿠폰도 제공하고 있다.
요기요는 멤버십 전략을 강화한다. 배달앱 최초의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한 것의 연장선이다. 매월 일정 요금을 내면 기본 배달료를 깎아주는 요기패스는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90만 가입자를 모았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요기요는 이달 월 9900원 이용료에 배달비 무료 혜택을 내세운 '요기패스X'를 론칭했다. 1만7000원 최소 주문 금액을 채운 음식 배달을 비롯해 '요편의점'과 스토어 카테고리에서도 무료 혜택이 적용된다.
쿠팡이츠도 멤버십을 통한 충성고객 잡기에 나섰다. 쿠팡이츠는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가입자 대상 5~10% 정액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가입자 1100만명을 잠재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최근 적용 범위를 서울 전지역으로 확대한데 이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까지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배달앱 업체 승부의 추가 명확해질 것으로 평가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2017년 2조원가량이던 배달 시장 규모는 재작년 25조원을 웃돌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유례없는 성장이다. 그만큼 팬데믹 시대 '버블'이 심했다는 방증"이라며 "올해 승부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2위와 3위 업체 경쟁이 치열할텐데, 소비자에게 인상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업체가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