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속속 인공지능(AI)을 게임 개발에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가 네이버의 손을 잡아 주목된다. 단순 인건비 절감 차원을 넘어, 게임 속 캐릭터(NPC) 및 가상인간(메타휴먼) 고도화 등 게임 플레이의 원활한 진행에도 AI를 도입하는 모습이다.
스마일게이트 AI 센터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협력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17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스마일게이트 AI센터는 하이퍼클로바X를 여러 서비스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업무 생산성 개선·게임 리소스 제작 효율화 연구를 비롯해 게임 속 NPC(플레이어가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와 메타휴먼(가상인간) 고도화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기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더욱 고도화한 초거대 AI다. 50년 치의 뉴스와 9년 치의 블로그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이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한국 사회의 법, 제도, 문화적 맥락까지 이해해 소통하는 능력을 갖췄다. 오픈AI의 'GPT-4'나 구글의 ‘팜2(PaLM2)’ 등 영어 중심 모델에 비해 한국어 특성에 맞춘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아울러 하이퍼클로바X는 기존 모델 대비 코딩과 영어에 대한 학습 비중을 늘리고 논리적 추론 능력도 끌어올렸다. 하이퍼클로바X는 24일 베일을 벗는다.
사실 게임시장 내 AI 도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사 데이터가 많은 곳일수록 외부 생성형 AI 대신, 자사 모델 개발에 주력한다.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 AI 언어모델 '바르고 LLM'을 내놓고, 게임 개발에 AI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AI 연구개발 조직을 구성해 AI 기술을 연구해 온 엔씨소프트는 최근 오랜 기술 연구의 결과물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엔씨소프트는 자체 AI 번역 엔진을 게임 플랫폼 퍼플에 탑재해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 간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엔씨소프트의 AI 번역 엔진은 일상적인 대화 외에도 게임 용어 및 구어 번역 부분에 특화된 번역을 지원한다. 각 게임별 전문 용어, 채팅 은어, 줄임말까지 인지해 해당 국가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번역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AI 기술을 '리니지'에 적용, AI가 던전을 침공하는 '거울전쟁'과 AI로 부활한 과거 전설 캐릭터들과 현재 활동중인 이용자들이 8:8 전투를 벌이는 '전설 vs. 현역'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거울전쟁과 전설 vs 현역에 등장하는 AI는 패턴이 똑같은 단순 AI가 아닌, 강화학습 AI로서 다양한 상황에 맞게 지능적인 전투를 선보인다. 마찬가지로 넥슨과 크래프톤 역시 게이머와 함께 다양한 소통을 하며 멀티플레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AI NPC 개발이 한창이다.
개발업계에선 이제 대형 게임사 뿐 아니라 스타트업 수준의 개발사 상당수가 이미 단순 반복 업무 뿐 아니라 디테일한 개발 업무까지 AI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 중국 칭화대학 내 NLP연구소는 최근 챗GPT를 이용한 게임사 '챗데브(ChatDev)를 설립, 게임 설계부터 테스트에 이르는 전 과정을 모두 AI로 만들고 있다. 게임을 만들 때 디자인, 프로그래밍, 테스트, 문서화의 네 가지 주요 링크를 거치게 했다. 디자인에 들어가기 전, 사람이 초기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데 바로 이 때가 사람이 개입되는 유일한 지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성 AI 등 개발 기술의 발전으로 신작 당 투입 자원 감소가 이미 현실화한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인력 채용 측면에서 AI로 인한 노동 효율화가 피부로 와닿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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