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4일 더블 싱글 발매가 예정된 하이브 아티스트 뉴진스. /사진=하이브 제공
내달 24일 더블 싱글 발매가 예정된 하이브 아티스트 뉴진스. /사진=하이브 제공

레이블과 솔루션, 플랫폼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하이브가 중견기업 포지션을 탈피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대기업집단 문턱을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음반원과 공연, 팬덤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한 하이브의 성장세에도 관심이 쏠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공정자산규모가 5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자산규모 5조원은 국내에서 대기업을 가르는 기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5월 1일까지 대기업집단을 지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하이브는 자산총액 4조8100억원으로 '5조 클럽' 문턱에서 멈춰섰다. 


견조한 성장세에 '5조 클럽' 입성 가시화

유관업계에서는 하이브 자산총액이 5조3000억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하이브 자산총액이 5조3722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금융전문매체 연합인포맥스는 자사 기업종합 정보를 근거로 지난해 말 기준 하이브 자산총액이 5조3457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하이브 공연 매출 추이. /사진=하이브 IR.
하이브 공연 매출 추이. /사진=하이브 IR.

실제로 하이브는 최근 3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매출 감소세를 모두 회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음반·음원과 공연, 팬클럽 부문에서 급격한 매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연결 기준 하이브 음반·음원 매출은 2021년 약 3769억원에서 2023년 9705억원으로 약 2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연 매출은 약 453억원에서 3591억원으로 약 793% 늘었다. 팬클럽 부문도 약 456억원에서 91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하이브는 2021년 약 1조2559억원에서 2023년 2조1781억원으로 약 173%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역대 최고 연 매출이다. 아시아, 북미 등 지역별 매출이 골고루 성장한 가운데 국내에서 4배 가까이 매출이 증가했다. 2021년 약 2143원에 이르던 국내 매출은 지난해 약 368% 증가하며 7883억원까지 급등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4.9% 증가한 2958억원을 기록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군으로 분류됐던 동종 기업들과 격차도 상당 부분 벌어진 상태다. 하이브와 함께 '빅4'로 거론됐던 ▲JYP Ent. ▲SM Ent. ▲YG Ent.는 지난해 각각 5665억, 9611억, 5692억원의 연결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694억, 1135억, 869억원으로 하이브와 많게는 3배 이상 차이를 키웠다. 하이브는 아티스트 양성과 음악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레이블 부문 외에도 솔루션과 플랫폼 등 세 가지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BTS 제대·신인 데뷔·위버스 성장 등 호재 지속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견조한 음반원 성적이 국내외에서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메가 지식재산권(IP)으로 손꼽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제대가 예정돼 있다. 또 글로벌 음악기업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과의 음반원 글로벌 독점 유통 계약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과 매출 증대도 기대된다.

하이브 계열사 현황. /사진=하이브 사업보고서
하이브 계열사 현황. /사진=하이브 사업보고서

신인 아티스트들의 연타석 흥행도 주목된다. 지난달 25일 '슈퍼 리얼 미'로 데뷔한 걸그룹 아일릿의 앨범 초동 판매량은 약 38만장을 기록했다. 아일릿은 KT가 만 34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론칭한 브랜드 '와이' 광고모델로도 발탁됐다. 캣츠아이의 북미시장 공략도 관심을 모은다. 내달 24일 더블 싱글을 발매하는 뉴진스는 하반기 새 앨범에 이어 2025년 월드투어도 계획돼 있다. 하이브 국내 아티스트 공연 횟수는 팬데믹으로 침체기를 맞이했던 2021년 당시 8회에서 지난해 125회까지 크게 늘어났다.

전체 팬덤의 9할이 해외에서 유입되는 하이브 팬덤 플랫폼 '위버스'의 추가 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본과 북미 등 활발한 해외 아티스트 유입에 따른 추가 팬덤 확보와 멤버십 플러스 론칭 등 올해 수익화 계획도 잇따를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위버스 입점 아티스트 커뮤니티는 120개를 넘어섰다. 월평균 활성 방문자수(MAU)도 100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하이브가 새로운 먹거리로 힘을 주고 있는 게임부문 자회사 하이브IM의 퍼블리싱 역량도 탄력을 받는다. 하이브IM이 지난 2일 글로벌 출시한 MORPG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은 글로벌 다운로드 150만건을 돌파했다. 또 8일 오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1위, 앱스토어 매출 순위 9위로 올라서며 추가 반등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1분기 전년比 상대적 저성장 예상..."장기적으로 건실한 성장 시현" 

다만 1분기 매출액은 3574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다수의 주력 아티스트 음반 발매가 역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는 투어스와 아일릿의 데뷔에 그쳤다. 장기적인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멀티 레이블 체제 구축 이후 각 레이블들을 통해 꾸준히 아티스트 풀을 확장하면서 건실한 성장을 시현 중"이라며 "촘촘한 아티스트 라인업에 기반해 음반·음원, 공연뿐 아니라 IP를 활용한 콘텐츠, 라이선싱 매출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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