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가 열린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내부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가 열린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내부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인디 게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최근 10년 사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관련 분야 육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분화된 맞춤 지원과 인큐베이팅 역할에 대한 수요가 개발 일선에서 흘러나온다.


개발 환경 따른 세분화된 지원 필요성↑

1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2024'에 참가한 '레전드 인디' 개발자들이 개발 동력 지속을 위해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레전드 인디는 역대 BIC 어워드 수상작 중 초청에 응한 일부 작품들로 꾸린 섹션이다. 이들은 게임을 개발하고 수상하며, 그 이후를 준비하는 과정에 보완이 필요하거나 아쉬웠던 경험을 토대로 향후 수립될 각종 지원 계획에 반영되면 좋을 요소들을 소개했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가 열린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가 열린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정부는 지난 5월 발표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통해 인디 게임 집중 육성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세부 계획안이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인디 게임 생태계 조성에 힘쓰던 BIC 조직위원회도 향후 10년의 지원 방향을 경쟁력 강화로 변경하기로 했다. 인디 게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지원안에 창작자들의 수요가 어떤 형태로 반영될지 관심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개발 의욕 고취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인디 게임 개발자 사이에서도 개발 환경 차이로 인해 대면하는 어려움의 종류가 달라 해법에 대한 갈래가 나뉘는 양상이다. 분야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보다 세분화된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한 배경이다.


정부지원요건 완화·1인 개발 인큐베이팅도

'Fake Heart'를 개발해 2021년 BIC 루키 부문에서 수상한 김효현 블랜비 대표는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정부지원사업 선정 요건을 생각보다 충족하기 어렵고 자부담금으로 인한 장벽도 있다"며 "게임성을 인정 받아도 매출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거나 연계 투자나 지원이 없으면 후속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블랜비는 올해 경남글로벌게임센터에 입주해 차기작 개발을 진행 중이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가 열린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가 열린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팀 단위 개발에 나선 곳들은 운영비 부담도 심화된다. 무급으로 개발을 이어갈 경우 동력 저하의 우려가 있고, 유급으로 조직을 구성할 경우 지속적인 인건비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분업화된 개발 환경을 보장하는 기업과 달리 인력 증원이나 개발 규모 확대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새로운 시도는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개발 중단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루키 부문 수상작 'THE SEGMENT TWINS' 이다홍 개발자는 "지난해 좋은 게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업적인 성과는 미미했다"며 "인디 게임이 사업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얼마나 PR을 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R과 같은 개발 외적 부분에 대한 도움을 받으려면 업무를 분담할 수 있는 팀원 체제가 유리한 것 같다"며 "1인 개발자가 팀 단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재정적 상황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고 부연했다.


홍보 채널 확대 필요..."성공 사례, 자신감으로 이어져"

홍보 기회 제공의 측면에서 BIC와 같은 대외 행사의 필요성을 조명하기도 했다. 2020년 루키 부문 수상작 '산나비'를 개발한 유승현 원더포션 대표는 "인디 게임을 만들다 보면 홍보할 채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한국에서 가장 큰 인디 게임 행사인 BIC에 전시하는 것만으로도 게이머들에게 노출할 기회가 생겨 가장 기본적인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고 했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가 열린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에 각종 굿즈가 진열돼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가 열린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에 각종 굿즈가 진열돼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원더포션은 '산나비'를 통해 게임성과 사업성을 모두 거머쥔 인디 게임사로 평가 받는다. '산나비'는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맡았다. '텀블벅'을 통한 굿즈 펀딩은 목표액의 143배를 초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산나비'와 같은 일종의 성공 사례를 지속 발굴함으로써 동종업계에 간접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유승현 원더포션 대표는 "저희도 '스컬'의 성공 신화를 보고 자신감을 얻어 열심히 개발한 측면이 있다"며 "인디 게임 개발진은 개인이나 팀원 한 명 한명이 핵심 멤버라 자금난 등으로 누군가 빠지게 되면 개발 자체가 엎어지는 경우도 흔해서 개발에 대한 열정이 꺼지지 않고 차기작을 시도할 수 있도록 그 동력에 불을 붙여주는 정도의 지원만 있어도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부산=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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