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내부에 길게 줄이 늘어섰다. 이날부터 일반 대중을 상대로 문을 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의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였다. 비지땀을 훔치며 줄의 말미에 합류하는 이들부터 티켓을 발급받아 행사장에 들어서는 이들까지 다양했다.
행사장 내부는 먼저 들어온 시민들로 하나둘 온기를 띠기 시작했다. 적당히 서늘한 냉기 속에서 비어있던 공간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조용했던 내부도 개발자와 유저의 대화나 게임을 즐기는 지인들의 감상으로 흘러넘쳤다.
시간이 갈수록 행사장은 활기를 띄었다. 일부 부스엔 유저들이 몰리기도 했다. 특히 성공적인 흥행 기록을 써내려갔다는 평가를 받는 '산나비'가 그랬다. '산나비'를 개발한 유승현 원더포션 대표는 "오락적 요소보다 스토리나 연출 부분에서 지식재산권(IP)이 생명력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원더포션은 '산나비'의 DLC(다운로더블 콘텐츠) 개발을 계획 중이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팬들과 개발자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점은 인디게임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런 매력이 BIC 페스티벌을 찾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프로그래머 지망생 전병현(20대, 남성) 씨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많은 데다 개발자와 직접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평소 BIC를 눈여겨 보고 있다가 올해 최대 규모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행사장을 찾은 그다.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인 방문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해마다 현장을 찾고 있다는 고동기(40대, 남성) 씨는 "인디게임 쪽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며 발전하는 BIC 모습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BIC는 역대 최대 규모인 245개 작품을 전시했다. 그만큼 규모도 커지고 콘텐츠도 다채로워졌다. 눈을 가리고 소리로 미로를 탈출하는 게임 '플로리스 다크니스'가 대표적이다. 게임은 시각장애인에게 시각적 요소를 전달하기 위한 고민에서 탄생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박재형 개발자는 "게임할 때 가장 소외받는 분들이 시각장애인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개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BIC는 풍성한 콘텐츠와 개발자가 함께하는 현장감으로 게임학도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정혜인(20대, 여성) 씨는 "각양각색의 게임을 현장에서 보니 새롭고, 대중들에게 인디게임을 널리 알릴 수 있어 또 반가운 자리가 될 것 같다"며 "자신만의 감성을 더한 게임을 개발해보고 싶다"고 했다.
부산=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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