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목전에 두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과거와 달리, 미국 기관 시장 및 대기업들까지 비트코인 매수에 뛰어들며 상승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어, 국내 역시 코인 산업 육성 분위기가 재점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디지털자산 정보 포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99% 상승한 7만2699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국내 가격은 업비트 기준 1억127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4월 이후 반년만에 비트코인이 개당 1억, 7만달러선을 돌파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지난 3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 1억450만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상승세를 이끄는 건 미국 대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이전보다 디지털자산에 친화적인 정책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비트코인 기관 시장 규모는 나날이 폭증하고 있다. 올초 등장한 비트코인 현물 ETF 내 비트코인 유통량은 전체 공급량의 5%에 달하며 최근 미국 에모리 대학 등 미국 주요 교육계 기관투자자들도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내 최근 주주총회 안건으로 비트코인 투자가 안건으로 개제, 올 12월 10일 투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안건을 주주 제안한 미국 국립 공공정책연구소는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론 변동성이 큰 자산이지만, 인플레이션과 회사채 수익률에 대한 탁월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이 자산의 일부, 심지어 1%라도 비트코인으로 보유하는 것이 주주가치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비트코인 매수를 추천한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MS의 총자산은 4840억달러로, 이 중 1%만 비트코인에 넣어도 투자액은 48억 4000만 달러(약 6조534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MS 지분 5.7%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다름 아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인 만큼, MS의 비트코인 투자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블랙록은 현재 전세계 최대 비트코인 ETF 운용사다.
자연스레 국내 소매 투자자 대상으로 사업을 이어온 업비트와 빗썸 역시 미국 대선 이후, 새로운 먹거리가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제 금융사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 기업, 기관들의 비트코인 투자가 대세로 자리한 가운데, 국내 역시 법인계좌 승인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국내 소매 시장 위주로 사업을 벌여왔다면 이제 증권사 및 금융사와 손잡고 수탁 및 다양한 코인 기반 파생 서비스를 내놓을 전망이다.
예컨대 미국의 주요 코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경우, 코인 수탁을 넘어 주요 기관투자자들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자산 파생상품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기반의 현물 ETF 상품을 출시, 자금을 끌어 들이는 한편, 많은 기업들이 미국 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해 하나의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생태계 베이스를 구축, 베이스 내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키워내 글로벌 코인자본을 미국으로 결집시키고 있다.
다만 현재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독려할 수 있는 코인 법인계좌는 금융 당국의 행정지도로 막혀있는 상태다. 주무 부처 협의에 진척이 크지 않아 디지털자산 내 보상형 서비스 역시 여러 규제에 묶여 있는 상태다. 게임사업자들의 보상형 코인의 경우, 사행성을 이유로 불법이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최근 코인 거래사업자 간담회를 통해 시장 육성을 위한 2단계 입법안 추진을 시사한 상태다. 최근 금융위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하고 법인에 대한 가상자산 계좌 발급 허용 여부와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발행 등에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대선 분위기에 따라 국내 코인 시장 육성 정책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머지 않은 시기에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가능하도록 규제가 바뀔 것"이라며 "법인과 기관의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해서 김치 프리미엄, 역프리미엄, 이상 급등락 등 시장 왜곡을 빠르게 해소해야하며 금융기관의 ETF,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출시 및 거래를 허용해서 글로벌 시세와 동떨어진 우리나라만의 시세 이상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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