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지국, 통신사 AIDC 핵심 경쟁력
6G 상용화, 2030년 이후…전국망 구축, 체감 서비스 있어야 가능

류탁기 SKT 인프라기술본부장(오른쪽), 김동욱 SKT 6G 개발팀장(왼쪽)/사진=SK텔레콤 제공
류탁기 SKT 인프라기술본부장(오른쪽), 김동욱 SKT 6G 개발팀장(왼쪽)/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시대 주도권 획득을 위해 통신 네트워크 재구축을 추진한다. AI 데이터센터(DC)와 이동통신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AI 기지국(AI-RAN)을 구축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100개 이상 설치가 목표다.

5일(현지시각) 류탁기 SK텔레콤 인프라기술본부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25' SK텔레콤 전시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AI 기지국 및 통신망 진화 계획을 설명했다.

AI 기지국은 AI 서버와 이동통신 데이터 처리장치(DU) 역할을 하는 장비다.

류 본부장은 "AI 기지국은 SK텔레콤의 AIDC 사업의 최종 단계"라며 "AI 추론 영역을 AI 기지국이 맡으면(에지 AI) ▲지연 시간 단축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고 말했다.

AI 기지국은 아직 연구 단계다. AI 서버와 DU를 1개의 장비로 통합하려면 우선 개방형 무선접속망(Open RAN, 오픈랜) 표준이 마련돼야 한다. SK텔레콤은 표준 작업 참여와 병행해 별도 AI 서버를 DU와 함께 설치하는 방법도 연구개발(R&D) 중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030년까지 100여개의 AI 기지국 구축을 선언한 바 있다.

류 본부장은 "AI 서비스와 끊임없는 통신 서비스 제공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 5세대(5G) 이동통신 DU에 모두 AI 서버를 붙일 필요는 없다"라며 "권역별 국사 등 효율적 AI 기지국 배치도 R&D에 포함했다"라고 전했다.

AI 기지국은 통신사 AIDC 사업의 히든카드다. 기존 DC 사업자는 에지 AI 서버를 도입하려면 장소부터 구해야 한다. 통신사는 운영하던 통신 국사에 추가를 하면 된다.

류 본부장은 "이동통신서비스가 갖고 있는 보안성과 사용자 인증 등 고객 접점에 가까이 있다는 점이 일반 클라우드사의 AIDC와 차이점"이라며 "차별화 포인트를 계속 발굴 중이며 AI 기지국은 AIDC 사업 경쟁력 강화의 마침표"라고 설명했다.

국내 통신사는 아직 5G의 진화형인 5G 어드밴스드로 전환하지 않은 상태다. SK텔레콤은 5G를 롱텀에볼루션(LTE)과 묶어 서비스하는 비단독모드(NSA)로 상용화했다.

류 본부장은 "5G 단독모드(SA)만 5G 어드밴스드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5G 세계 최초에 신경을 쓰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B2B) 서비스는 SA로도 제공하는 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고 있다"라며 "NSA로도 필요한 5G 어드밴스드 서비스가 있다면 도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6세대(5G) 이동통신에 대해선 신중론을 펼쳤다. 6G는 2030년 표준화 예정이다. 통상 표준화 1~2년 후에 '최초' 경쟁이 벌어진다.

류 본부장은 "통신사가 데이터 파이프 라인 역할을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라며 "세계 최초보다 세계 최고가 낫다는 관점에서 수익 모델과 사용자 체감 효용이 있을 때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6G 전국망 구축 등도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우리나라를 비롯 대부분 국가 통신사는 여전히 4세대(4G) 이동통신 등을 5G와 섞어 쓰고 있다.

류 본부장은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장점이 확실하게 드러나야 전국망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는 특정 지역은 6G를 일반 상황에서는 5G를 쓰는 형태가 유력하며 표준화 과정에서 사용 사례 등이 새로 나오면 달라질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윤상호 기자 crow@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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