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넥슨코리아 CSO 콘텐츠 유닛 기획자

박영일 넥슨코리아 CSO 콘텐츠 유닛 기획자가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에 참석해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좀비모드 무기 기획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박영일 넥슨코리아 CSO 콘텐츠 유닛 기획자가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에 참석해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좀비모드 무기 기획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인기 온라인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에는 좀비모드가 있다. 좀비와 인간으로 진영을 나눠 상대방을 섬멸하는 모드다. 초창기 좀비모드에는 별다는 공략법이 없었다. 그저 높은곳에 올라가 '명당'을 차지한 뒤 탄창수가 200발에 달하는 기관총으로 쏘면 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조로움을 한국 유저들이 가만 둘리 없다. 유저들은 개발진의 의도를 넘어 명당 없이도 클리어하는 공략법을 찾아낸다. 그러자 정확도는 낮고 반동이 큰 기관총을 찾는 유저들이 줄었다. 대신 특수 스킬을 장착한 무기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렇게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에는 약 700개까지 무기가 늘어났다. 

25일 넥슨사옥 및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판교 일대에서 개최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에 참석한 박영일 넥슨코리아 CSO 콘텐츠 유닛 기획자는 "슈팅게임에 어떤 것을 들고 게임하는 지가 중요하다"며 무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0년 넥슨코리아에 합류해 15년간 카스 온라인 프로젝트를 담당한 그는 무기가 곧 게임 장르라고 설명했다. AK-47과 같은 소통을 들면 밀리터리 FPS가 되고 검을 들면 중세 RPG게임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무기가 주 매출원이 되기 때문에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며 "카스 온라인 초창기에는 밀리터리 방식의 현실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특수기능을 가진 무기의 매력이 높아지며 새로운 무기 제작에 주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영일 넥슨코리아 CSO 콘텐츠 유닛 기획자가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에 참석해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좀비모드 무기 기획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박영일 넥슨코리아 CSO 콘텐츠 유닛 기획자가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에 참석해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좀비모드 무기 기획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그는 새로운 무기를 제작할 때 '72의 법칙'을 예로 들었다. 금융권에서 통용되는 이 말은 복리 계산을 통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새롭게 나오는 무기의 경우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고려해 강해지는 수치를 어느정도로 설정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그때 등장한 것이 '지침 샷'이다. 인간들이 좀비에게 CC기를 사용하고 근접 공격을 통해 데미지를 주는 지침샷을 통해 유저들이 새로운 재미를 찾아낸 것. 초창기의 명당이 없어도 가능한 플레이 방식을 찾아내며 유저들이 직접 게임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박영일 기획자는 "일반적인 좀비모드에서는 이동하고, 술래를 결정하고, 명당을 잡는것이 메타였지만 단조로움에서 벅어서 좀비 모드의 순환 구조가 완성됐다"며 "각 단계마다 무기가 늘어나면서 게임이 새롭게 진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진화하지 않는 게임은 결론적으로는 죽게 된다는 철학도 밝혔다.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무기나 영웅이 기존 능력과 차이가 없다면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을 플레이할 이유가 없고, 결론적으로 정체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메타와 비슷하면 굳이 플레이할 이유가 없으며, 기획자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게임 내에서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미를 위한 질적 성장을 할지, 수치만 올리는 양적 성장을 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15년간 카스 온라인 프로젝트를 하면서 고민했던 것은 프로젝트라 잘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며 "게임이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도전하고 용기를 갖고 저질러야 하는 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도전하는 것에 성취를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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