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FC온라인 리그를 위해 태어난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력을 듣다보면, FC온라인 리그를 안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축구 구단에서 일하던 그는 e스포츠 게임단 DRX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야말로 FC온라인 리그 맞춤 인력인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FC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은 선수들과 게임단, 시청자 모두 만족도가 높은 리그입니다. 사실 아무리 인기가 높은 리그라 해도 관계자들에게 모두 호평을 받는 리그는 흔치 않습니다. FSL은 그런 선입견을 완전히 깬 리그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더 좋은 리그를 만들기 위해 뛰고 있는, FSL을 위해 태어난 그는 김기두 과장입니다. FSL을 성장시키기 위해 하루가 모자라게 노력하는 그와 FSL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축구 구단과 e스포츠 게임단 모두 경험한 '인재'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그는 FSL을 만들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험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첫 직장은 축구 구단인 서울 이랜드. 그곳에서 축구 구단의 전반적인 운영을 경험하고 배웠습니다.
사실 축구는 메인 스포츠이기 때문에 서울 이랜드에서 일하는 것은 스포츠 마케팅을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일 것입니다. 이곳에서 e스포츠라는 새로운 곳에 도전하는 선택을 하는 일은 쉽지 않죠.
하지만 김 과장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면서 그는 e스포츠 시장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물론 축구 구단에서의 경험도 좋았고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런데 e스포츠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직접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고민 끝에 DRX 게임단에 지원했고 함께 일을 하게 됐죠."
게임단에서의 도전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시스템이 갖춰진 축구 구단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죠. 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는 것이 김 과장의 설명이었습니다. 내 손으로 꿈을 만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게임단은 처음부터 도전이었고, 만들어가는 과정도 도전이었어요. 선수들의 승패에 울고 웃을 수 있을만큼, 제가 직접 꾸린다는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게임단에서의 경험은 제가 e스포츠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양분이 됐죠."
FSL을 위해 태어났다
FC온라인 리그를 제대로 만들고 싶었던 넥슨이 채용 공고를 낸 것을 본 김 과장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축구 구단에서의 경험과 e스포츠 게임단에서의 경험이 합쳐진다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 판단한 것이죠.
"채용 공고를 보자마자 나를 위한 일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프랜차이즈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게임단에서 일해본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내 경험을 제일 잘 살릴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그렇게 FSL을 처음 만나게 됐습니다."
김 과장은 합류하자마자 리그의 프랜차이즈화라는 엄청난 과제를 받아 들었습니다. 최소 8개 게임단을 설득해 FSL에 참가시켜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받아든 것이죠. 듣기만 해도 얼마나 어려운 미션인지 짐작이 되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게임단에서 한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게임단이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팀을 운영하는데 시급하게 해결돼야 하는 상황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거든요. 내부적으로 회의할 때 어떤 부분들을 이야기하면 게임단이 팀 창단을 고려해 볼 지 다양한 의견을 타진할 수 있었죠."
게임단들의 고충을 가감 없이 들어줄 귀가 이미 준비된 김 과장은, 그렇게 FSL이 시작하기도 전에 게임단과 신뢰 관계를 잘 쌓아갔습니다. 그 덕에 FSL은 시작부터 8개의 프로게임단이 참여한, 유례없는 리그로 탄생하게 됐습니다.
넥슨 FC그룹이 하나돼 만든 FSL
김 과장은 이번 FSL은 넥슨 FC그룹이 보여준 팀플레이의 정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했고, e스포츠 리그에 진심이었던 책임자들이 통큰 결정을 빠르게 내리면서 역대급 리그로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 김 과장의 전언입니다.
"넥슨은 제가 경험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장점을 모두 갖춘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기업처럼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는데 스타트업처럼 일처리가 빠르고 담당자를 믿어주는 문화가 잘 형성돼 있더라고요.
실무진들이 생각하고 판단한 것들을 시스템화 하는데 생각보다 일사천리로 일이 마무리 돼 놀랐어요. 실무진과 책임자들 그리고 그들을 믿어준 게임단이 하나가 돼 움직였고, 덕분에 완성된 모습의 프랜차이즈화된 리그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개인전은 팀에게 매력적인 리그 방식은 아닙니다. 팀이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부각되는 것은 팀마케팅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리그가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려면 스타가 탄생해야 하고, 이는 개인전일 때 가능한 일이라는 것 역시 사실이었죠.
"팀과 게임사의 이해가 가장 상충되는 부분이었죠. 그런데 이것은 다른 방법으로 풀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장기적으로 개인전이 필요하다는데 팀 역시 공감을 해주셨고, 상금 구조를 팀전처럼 바꾸면서 궁극적으로는 팀들이 충분히 참여할 수 있도록 고민했어요."
FSL이 만들어지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의, 얼마나 많은 시간과, 얼마나 많은 고민이 담겨 있는지 느껴지는 대답이었습니다. 상금 구조부터 룰 하나, 하나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선수가 빛나는 리그
김 과장은 리그가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스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심 끝에 개인전으로 리그를 탄생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스타 탄생은 개인전에서 더 빠르게 이뤄지니까요.
정말 운이 좋게도 첫 리그에서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젠시티 '원더08'은 내로라 하는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데뷔 첫 해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죠. 그 어렵다는 '로열로더'가 탄생했고, '원더08'은 단숨에 스타로 등극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한 말이 실감났어요. 정말 놀랍게 '원더08'이라는 스타가 탄생했고, 개인전이 맞다는 결과까지 나와 더 뿌듯했던 것 같아요. 이제 더 많은 스타가 탄생하고 FSL이 e스포츠 팬들에게 즐길 수 있는 리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김 과장이 최근 공들이고 있는 부분은 현장입니다. 사실 아직까지 FSL은 8강까지는 팬들이 현장에 올 수 없습니다. 좀더 기민하게 현장을 움직이고 통제하기 위해 고심한 결과입니다.
"아직 여물지 않은 리그잖아요. 쿠폰을 받으러 오는 것이 아닌,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는 팬들이 넘쳐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요. 그정도로 성장한 이후 현장을 개방한다면 선수들도 팬들도 함께 즐기는 리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장 공개를 늦추고 있어요. 하지만 지난 결승전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봤죠. 아마 조만간, 팬들이 현장을 더 많이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팬들이 선수들을 더 많이 응원해주기를 바랍니다."
가볍게, 모두가 즐기는 콘텐츠
김 과장은 FSL이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리그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창한 이야기를 늘어 놓는 것보다, FC온라인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FSL 할 시간이 되면 잠깐이라도 틀어놓고 볼 수 있는, 그런 리그 말입니다.
"지금 당장 몇천만명이 보는 리그를 만들겠다거나, 수많은 슈퍼스타를 탄생시키겠다는 약속 보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리그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더 큽니다. 원래 기본이 가장 어려운 거라 생각하거든요. 기본에 충실하고, 리그에 참여하는 선수들을 위해 더 열심히 뛰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허황된 말이나, 어려운 말들을 늘어 놓는 것보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어떤 약속보다도 믿음이 가는 말입니다. 그래서 선수들도, 팀들도 프렌차이즈에 뛰어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SL은 재미있는 리그가 될 것입니다. 선수들이 만들어갈 이야기도 무궁무진할 것이라 생각하고요. 얼마 전 열린 FC온라인 프로 챔피언스컵에서 '곽' 곽준혁 선수가 부활하는 것을 보고 FSL이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되고요,
다음 리그가 기대되는 리그, 선수들의 다음 경기가 기대되는 리그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앞으로도 FSL이 만들어갈 다양한 이야기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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