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카카오뱅크

 

국내 최대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올 3분기에도 포용과 혁신 금융을 앞세워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 주목된다. 특히 카카오뱅크 특유의 포용금융 기술력이 경기침체 국면에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낮은 연체율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소상공인에게 대출 여력을 제공한 것이 특징이다. 

5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 3분기에도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 3분기 연체율을 0.51% 수준으로 맞췄다. 구체적으로 3분기 말 총여신 잔액은 45조2000억원으로, 가계대출은 전 분기와 비교해 약 2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중·저신용 대출 잔액 비중은 32.9%로 집계, 이중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카카오뱅크 여신 잔액 순증액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40%를 넘어선다. 

사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7월 출범 이후 올해 9월까지 약 8년간 중·저신용자에게 누적 15조원 규모의 자체 신용 기반의 신용대출을 공급했다. 올해 상반기 공급한 중·저신용 대출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중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을 분석해보니 절반 이상인 56%가 대출 실행 후 1개월 내 신용점수 상승을 경험했다.

카카오뱅크 특유의 상생 금융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꾸준히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해왔다. 지난 2019년 통신정보를 활용한 가점 부여로 대안정보 활용을 시작한 이래로 2021년에는 머신러닝(ML) 방식으로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에 비금융 정보를 반영해 중·저신용 대출 취급을 확대했다. 쉽게 말해 시중은행 문턱을 넘지 못했던 이들을 적극 구제, 기술을 바탕으로 연체율을 낮추며 경쟁력 있는 금융 소비자를 발굴한 셈. 

이어 지난 2022년에는 롯데멤버스·교보문고 등 가명결합데이터 1800만 건을 활용해 업계 최초의 독자적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했다. 앱 내 적금·이체 실적, 카카오 선물하기·택시 이용, 도서 구매 등 3800여 변수가 반영됐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을 자주 조회할 수록,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선물을 많이 받을 수록, 외국어 도서 구매 권수가 많을 수록 신용도가 올라갈 확률이 높아지는 식이다.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중·저신용 대출 중 상당수는 이 같은 비금융 데이터 중심의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추가 선별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 2023년에는 개인사업자용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구축, 음식점업·온라인셀러 등 금융접근성이 낮은 업종의 대출 문턱을 낮췄다. 내년에는 소매업을 대상으로 특화 모형을 추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스코어는 대안정보를 기반으로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CB사 점수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으며, 특히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에게 높은 변별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는 이 같은 포용금융 기조를 자사를 넘어 전 국민 대상으로 확장하기 위해 NICE 평가정보와 손잡고 연내 비금융 데이터 기반의 '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카플스코어)'를 외부 금융사에 개방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카카오뱅크스코어와 표준CB점수 각 상위 30%의 집단을 비교한 결과, 카카오뱅크스코어에서 씬파일러·저소득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안정보를 잘 활용하면 포용금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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