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10만달러 아래로 밀려난 가운데, 이번 하락은 과거의 단순 투기성 폭락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구조적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건강한 조정'이라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락의 배경으로 AI 기술주 조정, 셧다운 장기화, 대형 투자자 매도세, 이더리움 해킹 이슈 등을 꼽는다. 그러나 과거처럼 거품 붕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 금융기관이 잇따라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 주요 결제 기업들도 블록체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결제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글로벌 대기업과 은행들이 블록체인 송금, 토큰화 자산 거래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시장 체질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가상자산 가격 급락은 투자 심리 위축의 결과이긴 하지만 동시에 과열된 유동성의 정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펀드스트랫은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프라 확장과 제도화 진전이 시장의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조정은 기술주와 동반된 투자심리 냉각의 영향이지만 과거와 달리 시장에는 이미 제도·인프라 기반이 존재한다"며 "비트코인의 9만달러대는 불안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셧다운 사태가 해소되고 기술주 조정이 진정되면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된다. 크립토퀀트 기고자 크립토온체인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약 70억달러 상당 스테이블코인이 바이낸스에 순유입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트코인 15억달러와 이더리움 5억달러가 순유출됐는데, 이는 전형적인 장기 상승 신호"라며 "투자자들이 장기 보유를 위해 자산을 개인 지갑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장의 매도 압력을 크게 줄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10시15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99% 하락한 1억4519만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8.9% 내렸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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