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DMA) 시행으로 이용자들이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애플은 "DMA가 오히려 소비자 보호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정책 집행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EC에 보낸 서한에서 "집행위가 DMA를 시행하면서, 애플의 사용자 보호 능력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디지털시장법이 추구하는 이용자 안전과 상충된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DMA가 앱 내에서 별도의 보안 검증 없이 외부 사이트나 제3자 앱으로 연결하도록 강제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회사는 "iOS는 지난 17년간 단 한번의 대규모 악성코드 공격도 발생하지 않은 유일한 운영체제"라며 "이런 보안 체계가 DMA로 인해 약화되면 사용자들이 필연적으로 더 많은 사기 및 악성코드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애플은 아동 이용자 보호 문제를 언급하며 "최선의 조치를 취하더라도 DMA로 인해 아동이 겪게 될 위험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조사는 DMA의 잘못된 집행이 초래한 근본적 문제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한 냉소적 시도처럼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서한은 EU 집행위가 지난달 애플에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른 미성년자 보호 조치 이행 여부를 질의한 데 대한 공식 답변의 형식으로 발송된 것입니다.
EU의 디지털시장법(DMA)은 시장 지배력이 큰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경쟁사 진입을 제한하거나 불공정한 수수료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입니다. 현재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기업은 애플, 구글(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바이트댄스, 부킹닷컴 등 7곳입니다.
DMA 위반이 확정될 경우, 기업은 전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애플은 올해 4월, 앱스토어 내 외부 결제 제한이 DMA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5억유로(약 8000억원)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 애플은 앱스토어 정책을 일부 조정해 외부 결제 옵션을 허용하고 개발자 수수료를 최대 15%로 낮추는 등 대응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여전히 DMA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EU의 과도한 개입이 소비자 안전과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7개 기업 중 5곳이 미국 기술기업이라는 점에서, DMA는 미·EU 간 디지털 규제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EU의 규제가 이용자 선택권을 넓히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애플이 우려한 대로 보안 불안을 키울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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