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업체 빗썸의 고문을 지낸 이정훈 씨가 빗썸의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불투명한 구조로 논란이 됐던 빗썸의 경영체계가 투명해지면서 제도화 진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정훈 씨는 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섰다. 빗썸코리아는 빗썸 운영사의 법인명이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이정훈 의장은 대주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에 공식 직책을 맡게 됐다"며 "회사 경영은 경영진이 맡고, 이 의장은 폭넓은 해외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사업 확장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빗썸코리아를 지배하는 빗썸홀딩스의 표면상 최대주주는 상장사인 비덴트(지분 34%)다. 빗썸홀딩스는 비덴트 외에도 디에이에이와 BTHMB홀딩스가 각각 30%, 10.6%의 지분을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상 디에이에이의 최대주주는 BTHMB홀딩스며, BTHMB홀딩스의 최대주주는 SG BK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의장은 SG BK그룹의 최대주주다. 이외에도 이 의장은 직간접적으로 빗썸홀딩스의 지분을 확보, 사실상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로 불린다.
그간 이 의장은 SG BK그룹의 임원진인 최대열, 신현섭, 김기범씨와 함께 빗썸홀딩스와 빗썸코리아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빗썸 전현직 임직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빗썸코리아 주주회사들의 복잡한 지분구조로 인해 그간 빗썸은 여러 논란에 시달려왔다. 주인을 자처한 주주들이 많아,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의장이 이사회 지휘봉을 직접 잡게 되면서 빗썸 지분구조가 훨씬 명확해질 전망이다. 업계 1위 가상자산 거래업체의 경영 투명화로 가상자산 거래 제도화에도 힘이 붙을 전망이다.
가상자산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정훈씨가 주요주주로서 책임과 지분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빗썸이 운영되면 매각설이 잦아들고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할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선두업체의 경영 투명화로 규제당국의 시각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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