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첨단 산업을 이끄는 대표 공대남 3인 소개

흔히 공대 남학생 하면 체크남방에 백팩을 메고 꾸미지 않은 채로 학교를 오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패션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최근 패션업계에서 공대 출신 남자들이 패션 플랫폼 첨단 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기술적 사고'다. 이들은 패션 시장의 크고작은 문제요소들을 IT 시각으로 풀어낸다. 개발자 백그라운드를 바탕으로 명품, 여성패션, B2B마켓 등 각 전문 분야별로 패션 플랫폼 첨단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 '공대남 출신 3인'을 소개한다.


명품 구매 플랫폼 '트렌비', 명품 대중화 시대 열다


박경훈 ‘트렌비’ 대표 /사진=트렌비 제공
박경훈 ‘트렌비’ 대표 /사진=트렌비 제공

"패션을 몰라 패션테크 기업을 만들 수 있었다"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박경훈 트렌비 대표다.

트렌비는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최저가의 명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명품 구매 플랫폼이다. 트렌비는 현재 전세계 명품 브랜드의 150만개 제품을 한눈에 보여준다.

박경훈 트렌비 대표는 유럽에서 공부하던 중, 패션 명품 시장의 유통 구조에 의문을 가지게 됐다. 명품 시장은 각 국가별로 가격차이가 크고 오프라인 비중이 다른 업종에 비해 현저히 높은 특징을 가진다. 박 대표는 이런 명품 시장 정보의 불균형을 IT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2017년 트렌비를 만들었다.

트렌비는 창립 3년만에 2017년 총 거래액 91억원에서 지난해 451억원으로 5배 가량 급성장했다. 전체 누적 거래액은 700억원을 돌파했다. 트렌비는 '세일스캐너'를 통해 가장 저렴한 세일 상품을 골라준다. 한국에서 품절됐거나 수입되지 않는 전세계 희귀 명품을 찾아주기도 한다. 또한 사이즈와 옵션, 환율 계산 등을 자동 분류해 제공함으로써 해외직구의 번거로움을 없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검색엔진 '트렌봇'이 하루 3번 세일가 등 상품 정보를 수집한다. 

박 대표는 "명품 시장 가격과 정보의 편차가 심하고 고객들의 상품 탐색이 긴 상품군이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이와 같은 분야에 필요한 가격비교서비스 메타서치 모델과,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거나 구매하기 힘들었던 오프라인의 맛집이나 식료품 등을 디지털 정보로 변환해주는 O2O모델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동대문 상가 돕는 B2B 패션플랫폼 '신상마켓'


‘신상마켓’ 운영 기업 딜리셔스 김준호 대표 /사진=딜리셔스 제공
‘신상마켓’ 운영 기업 딜리셔스 김준호 대표 /사진=딜리셔스 제공

김준호 딜리셔스 대표는 2013년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과 국내외 소매 사업자를 연결하는 B2B 패션 플랫폼 '신상마켓'을 출시했다. 그는 IT 업계에서 일해온 베테랑 개발자다.

서비스 론칭 당시 김 대표는 고객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직접 밤낮으로 개발에 매달렸다. 서비스 탄생 후 1년간 안드로이드 앱을 180번이나 업그레이드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현재 동대문 도매사업자의 약 80%가 신상마켓에 입점했다. 누적 등록 상품수는 3000만에 달한다.

신상마켓을 통해 도매는 신상품 홍보와 고객사 확보가 가능하다. 소매는 수백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탐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문에서 배송까지 신상마켓에서 바로 진행할 수 있다. 도매사업주는 대량 거래를 원활하게 진행하며 재고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소매사업주는 신상품을 한발 빠르게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다.

딜리셔스 관계자는 "앞으로 신상마켓 서비스의 고도화를 통해 도매-소매-최종 소비자로 이어지는 정보와 물류의 흐름을 개선하고 동대문 패션 경쟁력을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020'들의 쇼핑 필수 앱 '지그재그'


‘지그재그’ 운영 기업 크로키닷컴 서정훈 대표 /사진=지그재그 제공
‘지그재그’ 운영 기업 크로키닷컴 서정훈 대표 /사진=지그재그 제공

온라인 쇼핑 업계 중 가장 치열한 분야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여성패션이다.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는 2015년 여러 패션 쇼핑몰들을 하나의 앱에 모아 쇼핑할 수 있는 여성 쇼핑몰 서비스 '지그재그'를 출시했다. 

서 대표는 동대문 시장을 접하게 되면서 패션 플랫폼 창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앱 개발 이후 2016년 30억원을 투자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불과 1년만에 70억원을 투자유치 하는 등 주목을 끌며 현재 월 300만명이 이용하는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지그재그를 이끌어온 원동력은 창업자들이 '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이들은 서비스 초반부터 어떤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 데이터를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 미래에 필요한 데이터는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용자가 모바일 환경에서 보다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 없이 연구하며 더욱 정교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선보인 자체 개발한 통합 결제 서비스 '제트(Z)결제'를 통해 지난 2월 한달간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달성한 셀러가 150곳을 넘기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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