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보다 더딘 5G 가입자 증가세
#5G 콘텐츠는 없고, 가입자는 늘려야 하고...
#결국 답은 불법 보조금 뿐, 중저가 5G폰에도 마구 뿌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이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일부 유통점에서 100만원에 달하는 불법보조금이 살포된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판매를 시작한 중저가 5G 스마트폰에도 불법보조금이 뿌려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관련업계에선 제조사인 삼성전자보다 5G 가입자를 늘려야하는 이동통신 3사의 다급함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신도림부터 강변까지... 다시 꿈틀대는 불법보조금
지난 1일 황금연휴를 시작으로 국내 스마트폰 유통가에선 심심치 않게 100만원을 호가하는 불법보조금 살포 사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른바 특수판매 채널이라 불리는 유통가 큰손들이 10만원대에 갤럭시S20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도 수십만원의 불법보조금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 이로 인해 유통가 대부분 불법보조금을 싣지 않으면,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유통가의 한 관계자는 "황금연휴 기간, 번호이동+6만원대 요금제 6개월 유지조건으로 공시지원금을 제외한 불법보조금이 50만원에서 최대 80만원까지 뿌려졌다"고 귀뜸했다. 또다른 유통업계 관계자 역시 "출고가 160만원대의 갤럭시S20 울트라 또한 19만원만 지불하면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가 일부 해소된 황금연휴에 맞춰 대규모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당 100만원을 넘어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외에도 50만원대의 중저가 라인업에도 불법보조금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출시된 갤럭시 A31과 갤럭시 A51의 경우, 출시 당일임에도 대당 지급되는 공시지원금(10만~20만원) 외에도 약 20만~30만원의 불법보조금이 실린채 판매되고 있다.
중저가까지 쏟아진 보조금... 원인은 삼성전자 아닌 5G 급한 이통3사?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불법보조금이 뿌려지는 것에 대해 관련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판매전략보다는 이통3사의 5G 가입자 증대 전략의 하나로 보고 있다. 이통3사가 약 9조원에 달하는 망 투자를 비롯 5G 대중화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정작 킬러콘텐츠 발굴이 늦어지며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는 3월말 기준으로 588만명에 그쳤다. 3월을 기준으로 상용화 1년을 맞았지만, 전체 무선통신 이용자 가입자 대비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지난 2011년 LTE 서비스 상용화 이후, 1년만에 700만명의 가입자를 모은 것과 비교하면 낮은 성장률이다. 네트워크 속도 장애는 점차 해소되고 있지만, 사실상 6만원대 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써야 5G를 즐길 수 있는 상황에서 영상 시청 외에는 마땅한 소비유인책이 없는 탓이다. 이용자들이 LTE 대신 5G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악재가 닥치며 이통3사가 목표로 잡았던 연간 1500만명의 5G 가입자 유치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열린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번 1분기 5G 가입자는 57만명 증가했고, 기존 전망보다 10~20% 낮았다"며 "올해 연말 가입자는 기존 전망치인 600만~700만명보다 10~20% 낮을 것으로 전망하며 실적반등 시기 또한 측정하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통 3사 입장에선 5G 가입자를 늘려야 수익을 높일 수 있다. 이통 3사가 중저가 요금제를 속속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LTE나 3G시절보다 5G 요금제가 비싼 탓이다. 5G 가입자 증대가 생존 경쟁의 핵심인 만큼, 결국 플래그십 스마트폰 외에도 5G를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단말기 판매량을 늘려야하는 상황이다.
신은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5G 신규 가입자의 유치가 큰 폭의 성장을 보이기 어려워졌다"며 "코로나19 진정 국면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하반기 아이폰 5G 모델 등의 다양한 5G 스마트폰 모델의 출시가 기대되는 바, 하반기로 갈수록 이통3사의 무선 사업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