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꼽히는 반도체 파운드리 (위탁생산) 기업입니다. SMIC의 창업자인 장 루이징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인물입니다.
지난 16일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 스타마켓에 상장된 SMIC는 532억위안, 약 9조450억원을 모금하면서 10년만에 중국 본토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IPO를 기록했습니다.
이전까지는 홍콩과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었으나,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뉴욕 증시에서 자진해 상장 폐지했습니다. 하지만 상장 이후 SMIC 주가는 상하이 증시에서 공모가였던 27.46위안 대비 202%나 상승한 82.92위안까지 치솟는 등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SMIC 지분의 40%는 중국 정부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SMIC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와 우려를 받는 이유 모두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 방안 때문입니다. 지난 5월 미국 정부는 미국 기술이 포함된 반도체를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에게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결국 중국 본토 내에서 반도체를 자체 수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중국 내에서 반도체 파운드리의 선두에 있는 기업이 바로 SMIC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중국 정부의 핵심적인 미래 전략 중 하나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연구개발(R&D) 개발에 나설 수 있는 상황입니다. SMIC는 지난해 매출의 20.7%를 R&D에 투자했습니다. IT전문매체 EE타임스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다가오는 산업적 트렌드는 SMIC에게 거대한 기회와 도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현재 SMIC가 확보하고 있는 기술력이 1위와 2위 기업인 TSMC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SMIC는 지난해 말 14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생산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반도체도 12나노 수준입니다. 이는 TSMC와 4년 반의 기술격차가 있는 상황입니다.
화웨이 등 최신 스마트폰이 필요로 하는 반도체는 최소 7나노 수준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EUV(극자외선)반도체 생산장비가 필요합니다. 세계에서 이를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 네덜란드 ASML인데,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SMIC는 더 높은 기술력을 갖춘 반도체장비를 구입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 중국 정부의 지분 소유 비율이 높은 만큼, SMIC를 겨냥한 미국 정부의 제재 방안이 언제 나올지 모릅니다. SMIC가 중국 정부의지원을 업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무너지게 될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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