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 캐리커쳐 = 디미닛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 캐리커쳐 = 디미닛

 

배틀그라운드의 전세계적 흥행에 힘 입어 메이저 게임사로 올라선 크래프톤이 올 상반기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젠 당당히 게임 '빅3' 체제를 무너 뜨리고 게임 '빅4' 시대를 열고 있다. 


엔씨소프트-넷마블 제친 크래프톤…연간 영업익 1조 시대 연다 


15일 크래프톤이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크래프톤은 매출 3790억원, 영업이익 1612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누적 기준으론 매출 8872억원, 영업이익 5137억원으로 매출 기준으로는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잇는 업계 4위 규모다. 다만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을 제치면서 업계 2위로 자리매김했다. 

크래프톤 호실적은 배경은 자회사 펍지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에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PC와 콘솔, 모바일 등 플랫폼을 막론하고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PC-콘솔부문에선 출시 3년만에 7000만장을 판매하며 일본의 슈퍼마리오(슈퍼마리오 브라더스)와 포켓몬 시리즈(1세대)를 제쳤다. 이같은 흥행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전세계 최고 히트 게임으로 불리는 GTA 시리즈와 어깨를 나란히할 전망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역시 매분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90%에 달하며 특히 중국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화평정영'의 로열티 매출 또한 크래프톤의 몫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평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전세계 이용자는 약 1억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중국 이용자가 절반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 2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매달 신규 이용자가 유입되고 있다. 

 

사진 = 펍지
사진 = 펍지

 


반년새 2배 급등한 크래프톤 장외거래가…주당 100만원 돌파 


사실 올초만해도 크래프톤 IPO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실제 지난 2월, 글로벌 투자사 힐하우스캐피털은 크래프톤 주식 8만주를, 주당 50만원대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체 발행주(804만주)를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약 4조원대로 추산됐다. 이어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의 Pre-IPO에서도 이와 비슷한 3조원 후반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례 모두, Pre-IPO인 탓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텐센트가 5000억원(8조원 기업가치 기준)이라는 뭉칫돈을 투자한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확연히 기업가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 호실적에 이어 배틀그라운드의 전세계적인 인기가 이어지면서, 크래프톤의 장외주가는 다시 치솟고 있다. 이날 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장외주가는 118만원으로 단순 시총을 환산하면 약 9.5조원 규모다. 

아울러 2년전과 비교해 크래프톤의 재무구조가 훨씬 단단해졌다는 점도 IPO 진행 시, 가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기준, 크래프톤의 부채비율은 450%에 달했으나 지난 1년간 총수익스와프(TRS)와 상환전환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하며 체질개선을 이뤄냈다. 올 상반기 기준, 크래프톤의 전체 자산은 1조5000억원에 달하지만 부채는 5000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현금성자산은 무려 3500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대통령 직속 4차산업위원회 수장을 맡아, 한동안 현장을 떠나있었던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회사로 돌아와 고강도 조직개편을 비롯한 체질개선 작업이 한창인 점도 크래프톤 IPO를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장 의장은 게임 개발부터 유통까지 게임 전분야에 노하우가 깊다. 크래프톤이 다양한 핵심 지식재산권(IP)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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