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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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화웨이는 더 이상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공급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화웨이는 동안 대만의 TSMC에 위탁 생산했던 '기린' 반도체를 9월부터 공급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9월15일부터 기린 칩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화웨이는 미국 기술이 완전히 필요 없는 45나노미터 반도체 칩 생산 준비에 나섰습니다. 올해 안으로 45나노미터 반도체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이후에는 28나노 반도체 칩 생산라인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화웨이 내부에서 이 프로젝트는 '다산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다산은 중국 내 항일 전쟁 이후 벌어진 주요 내전 전투지 중 한곳의 지명입니다. 화웨이가 자국 기업들과 연대해 반도체 자급자족을 이뤄 미국의 제재를 버티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이라 풀이됩니다.

화웨이가 생산에 나서겠다는 45나노미터 반도체는 현 시점에서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수준의 반도체입니다. 나노미터 앞에 붙는 숫자는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뜻합니다. 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TSMC와 2위인 삼성전자는 현재 5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고, 3나노미터 반도체 출시를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45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 자체는 별 이슈가 아니지만, 그동안 위탁 생산에 의존했던 화웨이가 자체 칩 생산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됩니다. 하지만 7나노 이하 반도체 공정에는 극자외선(EUV)장비가 필수적인데, 미국의 제재로 인해 화웨이가 이 장비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고 예측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과 미국 등 서방 세계에서 배척되는 화웨이의 장비가 의외로 환영 받는 지역이 있는데, 바로 남아프리카 지역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데이터 전용 모바일 네트워크 '레인'은 화웨이와 제휴해 최초로 상용 독립형 5G네트워크를 선보였습니다. 케냐 최대 통신사 '사파리콤'도 화웨이의 새로운 모바일 인터넷 기술에 대한 시범 테스트를 거쳐 올해 안에 상용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화웨이는 현재 아프리카의 4G 인터넷 망 절반 이상을 서비스하고 있고, 아프리카 54개국 중 40개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화웨이를 선택하는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화웨이 장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한 화웨이 장비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됩니다. 위기에 처한 화웨이가 반도체 자급과 아프리카 시장을 통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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