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에 답 못내리고 있는 게임위

#파이브스타즈 결국 NFT 뺐다

#해외 산업 및 정책 격차 더 벌어진다 

가상자산과 연관되면, 어떤 분야든 국내에서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해야 하는걸까. 벌써 1년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들이 한국에서 제대로 서비스되지 못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토큰)를 적용한 블록체인 게임 심의를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NFT는 실물 또는 가상 자산에 고유한 '디지털 자산' 가치를 부여한 토큰이다. 비트코인이나 법정화폐, 지역화폐 등 상호 대체 가능한 자산인 FT와 다르다. 게임 아이템이나 부동산, 미술품, 명품 등은 등가로 적용하지 못해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고 부른다. 특히 게임 분야에 NFT가 적용되면 아이템이 온전히 이용자의 소유가 된다.

이용자는 외부 가상자산 지갑에 아이템을 담아 게임 밖으로 꺼내올 수 있다. 이렇게 꺼내온 아이템을 NFT 거래소를 통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또 다른 게임으로 이 아이템을 불러와서 활용할수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게임에 NFT가 적용되면, 그동안의 게임 아이템의 패러다임이 완전 전환돼 새로운 재미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이브스타즈' 게임위 심의 연기에 NFT 뺐다 

그런데 게임사들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게임위가 지난해말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티스타'에 대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등급거부 판정을 내렸다. 개발사가 이의신청까지 했지만, 게임위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후 이재홍 게임위원장이 직접 블록체인 게임업계와 지속 소통하며 건전하게 블록체인 게임이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게임위는 블록체인 게임을 어떻게 심의할지 기준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게임위가 망설이는 동안 국내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을 제대로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개발사 스카이피플은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스타즈'를 출시하고, 이달 초 이를 카카오톡 내에 탑재된 가상자산 지갑 '클립'에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민 메신저앱인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의 파이브스타즈는 반쪽짜리 블록체인 게임이다. 파이브스타즈에서는 '다이아'라는 유료 재화를 활용해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거래한다. 이 거래들이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 기록된다. 아이템 거래가 투명하게 이뤄진다는 장점은 있다. 

스카이피플의 초기 계획은 이용자 간 거래 가능한 아이템을 NFT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기능이 빠졌다. 이유는 게임위가 NFT가 들어간 게임 버전에 대한 심사를 무한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피플에 따르면 게임위는 인게임 거래소 기능이 들어간 일반 버전의 파이브스타즈에 대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허가해줬지만, NFT 요소가 들어간 버전에 대해서는 여전히 심의중이다. 

해외선 뛰어가는데, 우린 1년째 제자리걸음

사실 해외에서는 게임을 비롯해 예술품 등에 NFT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정책 논의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게임의 경우 특정 게임 생태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아이템이 NFT화되면 개인이 소장할 수 있고, 생태계 외부로 나와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게임위가 이를 바라보는 입장은 다소 다르다. 게임위 관계자는 "NFT가 환전 가능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사행성 여부 요소부터 청소년 보호 측면까지 들여다 봐야해 심의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외부 법률 자문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른 게임보다 등급 판단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게임위가 고민만 하고 있는 동안 글로벌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내놓고, 주요국에서 이에 대한 정책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스카이피플 관계자는 "대형 해외 게임 제작 제작사인 유비소프트의 경우 직접 블록체인 부서를 사내에 운영하고 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를 주최하기도 했다"며 "일본에서는 게임과 같은 플랫폼에서 발행된 NFT를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과 구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드브릭 관계자 또한 "글로벌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들을 내놓고 있으며, 그만큼 신사업 속도는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블록체인으로 할 수 있는 것, 없는 것 구분해줘야" 

이에 1년 넘게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준비해오던 국내 개발사는 가이드라인이라도 정부가 제시해달라는 입장이다. 

스카이피플 관계자는 "적어도 블록체인을 어디까지 이용할 수 있을지, 예를 들어 거래 기록 용도로 허용을 할지, 이용자가 NFT를 활용할 수 있게끔 할 것인지 등의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사업을 전개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1년 넘게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사업을 전개하려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명확한 기준이 없다. 섣불리 새로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법 전면 개정을 준비하며 블록체인 등 신기술 기반 게임의 특성을 고려한 등급분류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언급이 나온 시점이 지난 5월이다. '혹시나'하고 기대했던 블록체인 게임사들은 5개월지 지난 현재 '역시나'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