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공세에 기를 펴지 못했던 토종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 업계가 이번에는 유튜브의 스트리밍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KBS 드라마클래식 '태조왕건' 실시간 스트리밍에 매시간 1만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마무리된 태조왕건 실시간 스트리밍은 KBS 드라마 클래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0회차가 24시간 무료로 방영됐다. 동시접속자수가 1만명에 달한데다, 실시간채팅을 통해 젊은층이 꾸준히 유입되며 포스팅(밈)을 늘려나간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넷플릭스와 기존 OTT와 달리 유튜브 내 실시간채팅이라는 방식을 통해 콘텐츠 집중도를 더욱 높인 것. 이덕에 KBS 드라마 클래식 구독자도 120만명까지 급증했다.
사실 KBS는 지난 3월 국내 지상파 중 최초로 유튜브 월정액 서비스를 도입, 총 70여개 프로그램(약 2900회차) 풀VOD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특히 언제든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 구독서비스를 도입해 사극의 경우 월 1990원, 명작 드라마는 월 2990원에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구독상품을 세분했다. 여기에 무료 실시간 스트리밍까지 꺼내들면서 기존 OTT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KBS가 이처럼 유튜브를 통해 자체 콘텐츠를 대거 유통하면서 지상파 콘텐츠 의존도가 높았던 토종 OTT 업계은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콘텐츠 경쟁력은 넷플릭스에 밀리는 상황에서 유통의 이점마져 유튜브에 뺏기는 모양새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상파 콘텐츠 의존도가 높은 KT '시즌'의 10월 순이용자수는 지난 5월 대비 10% 감소한 132만명에 그쳤고, 같은기간 '웨이브' 역시 10만명 가량 이용자가 줄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