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M은 e스포츠 리그 현장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생생하게 전하는 코너인 '현장습격'을 선보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편집자주>


"두둥~"

2020 SKT 5GX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2 팀전의 마지막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기온이 뚝 떨어져 옷깃을 한껏 여며야 하는 날씨속에서 펼쳐졌습니다. 


누가, 누가 잘뽑나~내기, 내기 해보자


성남 락스(락스)와 한화생명e스포츠(한화생명)의 결승전 맞대결, 지난 시즌 결승 진출팀과 동일하기에 혹시 재방송을 보는 것이 아닌지 착각하는 팬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두팀이 이번 해 최강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죠. 

이 장면은 락스 박인재 감독과 한화생명 주장 문호준이 팬들에게 줄 선물을 뽑고 있는 현장입니다. 시끌벅적한 대화 끝에 이 두사람이 뽑은 선물은 그야말로 대박(?)인데요. 결승전을 앞두고 두팀의 운을 시험했는데, 동점이 나왔다는 점 살짝 말씀드립니다!

"앞머리는 이렇게 해주시고, 뒷 머리는 이렇게 해주시고...."

"역시 박도현이네. 이렇게 세세하게 주문하는 사람은 니가 처음일껄?"

한화생명의 '배박 라인' 배성빈과 박도현. 결승전에서는 항상 펄펄 날았던 동갑내기 두사람은 오늘 어떤 실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입니다. 

그리고 갑자기 '두둥'하고 등장한 강석인! 어제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강석인은 조심스럽게 박도현에게 한마디 건냅니다.

"도현아, 나 보조 배터리좀..."

어제 샌드박스와 플레이오프를 치를 때는 긴장감이 심했던 한화생명 선수들이 오히려 결승전에서는 즐거운 분위기네요. 역시 큰 경기에서 더욱 강한 모습입니다. 


리허설에서도 물러설 생각 없는 두팀


"지난 시즌보다는 그래도 긴장을 덜하더라고요. 결승전에 올 때까지 선수들이 얼어 있어서 지난 시즌에는 결승전 때 제실력을 발휘하기 힘들었거든요. 오늘은 오는 길에 서로 장닌도 치는 등 훨씬 즐거운 분위기였어요."

락스 박인재 감독이 선수단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습니다. 리허설 때 오히려 더 긴장하는 것 같다며 자신감에 넘치는 표정을 보여준 박인재 감독. 선수들도 리허설이 끝난 뒤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활짝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락스가 리허설 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 했지만 한화생명 선수들이 모습만으로는 더 긴장한 것 같습니다. 한화생명에서 유일하게 개인전 결승에 진출한 최영훈만 시종일관 웃는 표정으로 동료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가 이길 겁니다."

"무슨 소리세요. 우리가 이깁니다."

리허설이지만 두팀 선수들은 물러설 생각이 없나 봅니다. 대충해도 되는 리허설이지만, 그것조차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두팀의 실전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개인전 결과가 팀전에 미칠 영향은?


팀전 전에 치러지는 개인전에서 락스게이밍은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팀내 1인자와 2인자인 이재혁과 송용준이 명경기 끝에 개인전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재혁은 개인전 2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레전드 반열에 들어서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재혁의 개인전 우승은 팀전에서 락스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줄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개인전 우승할 당시 상대가 같은 팀인 송용준이라는 사실은 불안요소입니다. 눈앞에 놓여진 우승컵을 놓친 송용준이 흔들린다면, 락스는 평소 실력이 나오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승전에서 박인수가 올라오길 바랐어요. 송용준이 올라오면, 그래서 내가 이기든 지든 팀전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 컸거든요."

우승 직후 이재혁이 이같은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면 한화생명은 일찌감치 개인전은 생각도 안했다는 듯 마음 편하게 팀전을 준비할 수 있었기에, 오히려 개인전 결과가 락스에게는 안좋은 영향을 끼칠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선 제압할 스피드전...승자는 한화생명


시작부터 엄청나게 치열했습니다. 첫라운드에서는 문호준과 배성빈이 엄청난 몸싸움 끝에 개인전 우승자 이재혁을 따돌리고 1, 2위를 차지하면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는 반대로 송용준이 문호준과의 몸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며 이재혁과 함께 '원투'에 성공, 한 라운드씩 주고 받는 명승부를 연출했습니다.

3라운드에서는 또다시 배성빈을 러너로 보낸 뒤 문호준이 이재혁을 끝까지 막아내는데 성공, 한화생명이 2대1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4라운드에서는 이재혁의 집중 견제에 성공한 한화생명이 문호준과 박도현의 '원투'로 골인, 세트 포인트를 가져가는데 성공했습니다.

5라운드는 '황제의 벽'이 얼마나 무서운지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시작부터 배성빈과 박도현이 앞으로 치고 나가자 문호준은 4위를 자처하면서 락스 선수들이 앞으로 오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문호준의 철벽에 락스는 좀처럼 4위 이상을 올라가지 못했고 결국 퍼펙트 승리를 차지하며 스피드전 완승을 이끌었습니다.


한화생명, 2연패로 팀전 최강자 등극


아이템전 첫라운드에서 락스가 전략을 준비해온 듯 했지만 한화생명은 주행에서 압도해버렸습니다. 락스가 전략을 사용하기도 전에 이미 큰 거리차로 앞서간 문호준 덕에 1라운드는 이변 없이 한화생명의 승리로 마무리 됐습니다. 

다행히 2라운드에서 락스는 송용준이 1위로 골인하면서 한숨 돌렸습니다. 락스가 승률이 좋은 맵이었기에 이번 라운드에서 패했다면 그대로 무너질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3라운드에서는 문호준과 강석인의 콤비 플레이가 빛을 발했습니다. 문호준을 강석인이 몸으로 밀어주면서 동시에 아이템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후 분위기를 잡아간 한화생명은 그대로 두라운드를 따내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우리가 2대0으로 이길 것이라 생각해요. 아이템전 만큼은 우리가 이길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스피드전에 임하게 할 생각입니다."

"에이스 결정전이요? 못갈텐데. 우리가 2대0으로 이길 것이라 저와 이재혁이 붙는 에이스 결정전은 못보실 것 같아요."

경기 전 한화생명 선수들이 자신감 넘치는 인터뷰를 왜 한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한화생명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시즌에서도 팀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2연패에 성공했습니다. 그것도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마지막 우승을 차지하는 바로 그장면, 한화생명이 명실상부 팀전 최강자로 등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진,글=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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