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의 넥슨 '배그'의 크래프톤 '뮤'의 웹젠 '미르'의 위메이드 손꼽혀

중국이 한국과의 우호 및 협력관계 회복에 시동을 걸면서 게임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이후 사실상 금지됐던 신작게임의 중국 출시가 다시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특히 그동안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냈던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다시 중국에서 매출을 쓸어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중 관계가 회복될 기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소위 '한한령'으로 불리는 한국 콘텐츠를 차단했던 중국 정부 정책이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외교부장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외교부장 /사진=청와대

한한령 풀리나...기대감 '솔솔'

특히 지난달 16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외교부장 간의 통화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한중 양국은 인접한 전략적 동반자로서 서로를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됐다. 이날 왕이 외교부장은 한중수교 30주년을 언급하며 양국 협력 강화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연예 분야에서도 한한령이 풀려가는 추세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22일에는 한국방송공사와 중국 대표 방송사 CCTV를 포함하는 중국중앙방송총국이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뉴스를 비롯한 프로그램 제작과 미디어 기술 등 방송 문화 및 기술 교류를 중심으로 전면적인 협력하기로 협정을 체결했다.

한국방송공사와 중국중앙방송총국은 양국을 대표하는 공영 방송 기업이다. 특히 중국중앙방송총국은 중국 정부와 밀접할 수밖에 없다. 이번 협정 체결이 단순 기업과 기업의 협정 체결의 의미 이상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최대 수혜주는 게임, 판호 발급 재개 신호탄 쐈다

특히 게임업계는 한한령 해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중국 게임공작위원회(GPC)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2019년 2308억위안 (약 39조3000억원)에 달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시장인 만큼 전세계 게임사들이 게임을 출시할 때 가장 목표로 하는 곳이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소개 이미지 /사진=넥슨 제공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소개 이미지 /사진=넥슨 제공

게다가 최근 국내 게임들이 중국 게임서비스 권한인 '판호'를 발급받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한 직후인 12월초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 천공의 아레나'가 외자판호 신청 4년 만에 공식 판호 발급을 허가받았다. 지난 4년간 깜깜히 차단됐었던 한국 판호 발급의 공식 신호탄을 쏜 것이다.

여기에 이어 지난 2월에는 국내 인디 게임 개발사 핸드메이드에서 만든 '룸즈: 풀리지 않는 퍼즐'도 판호를 획득했다. 최근에는 중국 내 한국 게임 퍼블리셔를 대상으로 판호 발급 신청을 받으면서 국내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던파'의 넥슨, '배그'의 크래프톤 주목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만약 한한령이 풀린다면 가장 수혜를 입을 업계는 단연 게임업계다. 대표 수혜기업으로는 먼저 넥슨을 꼽을 수 있다. 넥슨의 2020년 중국 매출은 약 812억4000만엔이다. 우리 돈 약 8585억원 규모다. 중국에서 유명한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 출시를 준비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사전 예약자 6000만명을 끌어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청소년 보호 시스템 추가 필요 이슈로 일정이 잠정 연기되면서 아직까지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수그러들어 규제 허들이 낮아지고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더욱 긍정적인 수익 구조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틀그라운드 소개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제공
배틀그라운드 소개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도 주요 수혜 기업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글로벌 IP '배틀그라운드'는 중국 시장에서 판호를 받지 못해 출시 후 수익창출이 어려웠다. 결국 운영 1년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후 텐센트에서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한 '화평정영'을 출시했다. 크래프톤에서는 이 게임의 IP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서비스 중단 처분을 피하기 위한 우회수단으로 보고 있다.

'화평정영'은 중국 출시 이후부터 2020년 7월까지 중국 앱스토어에서만 16억달러(약 1조8280억원) 규모 매출을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 허들이 낮아지면, 크래프톤이 준비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신작게임 3종도 중국 게임시장에서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중국하면 역시 웹젠, 그리고 위메이드

최근에도 활발하게 자사 IP 게임을 중국에 론칭한 웹젠 역시, 해외 매출 비중 상당 부분이 중국 매출로 한한령 해제 추세에 따른 긍정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올해 1월 출시한 '뮤' IP 게임 '영요대천사'는 일매출 20억원 수준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텐센트가 '뮤' IP로 개발한 신작게임 '전민기적2'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전작인 '전민기적'이 지난 2014년 출시된 이후, 중국에서만 월매출 350억원을 내며 흥행을 기록한 바 있어 후속작 역시 흥행을 기대할만하다.

웹젠의 '뮤 오리진' 소개 이미지 /사진=웹젠 제공
웹젠의 '뮤 오리진' 소개 이미지 /사진=웹젠 제공

현재 IP 라이선스 전략으로 '뮤'가 중국 인기 IP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판호를 발급받아 현지에 게임을 출시했을 때 보다 긍정적인 호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이드 역시 중국 시장이 열리면 가장 큰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주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PC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 공식 후속작 '미르4'를 출시했다. '미르의전설2'는 세계 최대 동시 접속자 수 80만명이라는 기네스북 기록을 보유한 게임이다. 미르 IP의 지식재산을 합법 불법으로 사용한 중국 게임의 연간 매출을 합치면 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위메이드의 '미르4' 소개 이미지 /사진=위메이드 제공
위메이드의 '미르4' 소개 이미지 /사진=위메이드 제공

위메이드는 2020년 전체 매출 1266억원 중 해외 매출이 702억원으로 전체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 중 해외 매출의 78% 이상이 라이선스 매출로 미르IP의 수천개 파생게임이 주요 수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르4' 중국 출시를 긍정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주요 파트너들과 계약 조건을 논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르 IP에 대한 수요와 인기가 여전한만큼, 판호 발급이 보다 활성화되면 적극적인 중국 시장 진출 및 수익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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